'철도강자' 현대로템, 방산·전동차현대화로 포트폴리오 재편 터키 전동차 계약 축소 불구 방산 수주 확대…디펜스 성장 밑거름 된 철도 사업
허인혜 기자공개 2023-05-19 07:24:5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수출 잭팟을 이끈 건 K2 전차 등 방산이다. 단일 품목, 단일 국가에서만 4조5000억원이 넘는 수주 대박을 기록하며 현대로템의 먹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K2는 현대로템의 사실상 '둘째 효자'다. 먼저 가업을 책임졌던 장남이 있었다.현대로템의 모태는 한국철도차량이다. 첫째인 철도 사업은 현대로템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특히 터키 이스탄불 시와 맺었던 대형 계약이 화제가 됐었다. 그랬던 터키가 현대로템과 6년전 맺었던 전동차 공급 계약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섰다. 그 사이 이집트와 대만은 수천억원대의 새 전동차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 터키와 대형 철도계약 축소한 이유는
현대로템은 17일 공시를 통해 터키 이스탄불사와 맺었던 전동화 공급 계약의 금액과 계약 종료일을 정정했다. 본 계약은 2억8020만 유로(약 3590억원)였는데 계약 금액을 1억3450유로(1723억원)로 낮췄다. 계약 종료일은 2026년으로 확정했다.
정정된 계약은 2016년 체결된 바 있다. 현대로템이 터키 이스탄불사에 전동차 300량을 공급하는 조건이었다. 이스탄불 카바타쉬, 메지데쿄이, 마흐뭇베이 지역을 잇는 23km 길이, 18개 역사 신규노선에 투입될 전동차가 대상이었다.
당시 중국과 유럽 등의 철도사업체들도 앞다퉈 참여할 만큼 손꼽히는 규모의 계약이었다. 때문에 현대로템도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터키 이스탄불은 이후에도 현대로템의 전동차 수주 계약을 이어가며 현대로템의 최대 고객으로 꼽혔다.
전동차 수출은 현대로템의 주요 수익원이었다. 국내 전동차는 현대로템이 꽉 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초기 도시철도를 현대로템의 제품으로 낙점하는 사례가 잦았다.
2003년 브라질이 살바도르시에 도시철도 1호선을 건립할 때 첫 전동차를 투입한 것도 현대로템이다. 캐나다 벤쿠버의 공항철도, 인도 델리 지하철, 그리스 아테네 지하철 등이 현대로템의 열차를 사용했다.
이번 계약고 축소는 시대의 변화에 따랐다. 과거에 계산했던 만큼 전동차의 수요가 나오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터키 시행청에서 과거 예측만큼 전동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전동차 필요 수량을 축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K방산·전동차 현대화로 포트폴리오 재편
배경이 명확한 만큼 일부 계약이 축소됐다고 해서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대로템의 수주 실적도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4분기 말 누적 수주잔고는 13조890억원이다. 2020년 9조250억원, 2021년에는 10조16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수주 실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현대로템의 양대산맥은 방산과 철도다. 에코플랜트도 주요 사업이지만 아직까지는 레일솔루션과 디펜스솔루션이 간판이다. 최근 중심축은 방산사업의 디펜스솔루션 부문이다. 디펜스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누적 신규수주는 5조18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가 늘었다.
방산 사업은 첫 발을 뗀 2000년대 초반에는 현대로템에 큰 보탬이 되지는 못했었다. 2008년 주요 고객 국가였던 터키에 한국형 전차 기술을 수출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한해동안 국내 방산 수출 규모가 10억달러였는데 현대로템이 전차기술과 시제품 4대를 판매하며 4억달러를 채웠다.
다만 이후 굵직한 계약을 따내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다. 최근까지도 각국이 내수에 집중했던 방산 사업의 특성에도 영향을 받았다.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의 완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현대로템의 방산 수출길이 다시 열렸다. 4조5000억원 규모다.
2021년 대만, 지난해 이집트와 계약했고 올해는 불가리아 지하철 현대화 사업에 도전한다. 이집트에서는 현대로템의 전동차가 이미 1~3호선을 달리고 있는데 현대화 사업에서도 현대로템을 낙점했다. 불가리아 전동차 현대화 사업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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