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이익잉여금 전환 현대로템, 커지는 배당 기대감2013년 주당 125원 이후 9년째 무배당… 올해 미처분 결손금 털고 배당 재개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08 09:44:25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상장사 12곳중 11곳이 결산배당 기준일을 배당금 확정 이후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을 통해 '깜깜이 배당' 문제를 해결했다. 그룹차원의 배당절차 개선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은 단 한 곳의 상장 계열사는 바로 현대로템이다.현대로템은 코스피에 상장한 2013년 배당을 실시한 이후 지난해까지 9년 동안 무배당을 고수했다. 여러 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을 쌓았던 탓이다. 다만 지난해 현대로템의 결손금이 이익잉여금으로 호전되면서 배당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말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이 1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483억원의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 상태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현대로템의 사업보고서상 재무제표에 결손금이 아닌 이익잉여금이 기록된 것은 2018년 이후 4년만이다.
이익잉여금은 자본의 구성요소다. 상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법정적립금과 기업이 임의로 유보하는 이익인 임의적립금, 전년도에 활용되지 않은 이월잉여금과 당해 순이익으로 구성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 등 크게 3가지 계정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자본으로 유보된 이익으로서 배당여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현대로템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등 배당과 관련한 별도의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 다만 사업보고서를 통해 결손금 해소가 완료되면 결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왔다. 지난해 결손금 계정이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전환되면서 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배당 실시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로템의 올해 배당에 대한 증권사 연구원들의 컨센서스(전망치)는 주당 100원이다. 순이익 컨센서스 1652억원을 토대로 한 배당성향은 연결기준 6.6%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의미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이 이익을 주주에 환원할 재무 건전성과 실적 체력을 겸비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로템은 2013년 순이익 1267억원을 거뒀다. 그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2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며 배당금 총액은 106억원이었다. 이후 현대로템은 실적 침체기에 빠지며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14~2019년 중 현대로템은 2016년 순이익 231억원을 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5년 동안 순손실을 거듭 쌓았다. 이 기간 누적 적자가 1조64억원에 이르며 현대로템의 재무 체력을 갉아먹었다. 2013년 말 8824억원에 이르렀던 이익잉여금은 2019년 말 1566억원의 결손금으로 바뀌어 있었다.
현대로템은 2020년 22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순이익을 내며 실적 체력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배당을 재개할 재무적 체력이 갖춰지지 않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결손금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483억원의 결손금 계정이 1677억원의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전환되기는 했다. 그러나 법정적립금 18억원과 임의적립금 2000억원을 제외하면 아직 341억원의 미처분 결손금이 남아있었다. 증권업계 예상대로 올해 순이익 1652억원을 거둔다면 미처리 결손금도 모두 없앨 수 있다. 멈췄던 배당의 재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현대로템이 방산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당분간 해마다 이익 창출능력을 개선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의 결산배당금도 올해 주당 100원에서 내년 167원, 2024년 300원으로 차차 높아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제시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임종룡호 우리금융, '지주-안정·은행-쇄신' 택했다
- [i-point]위지윅스튜디오, 이정재·정우성과 '와이더플래닛' 투자
- DS단석, 이르면 22일 코스피 입성한다
- 유재훈 사장표 '예금보험 3.0', 2년차 맞는다
- '주주환원' 시노펙스, 주식배당 무상증자 결정
- 다이나믹디자인, 글로벌 타이어 피렐리 전략공급사 선정
- [CEO 성과평가]서정학 IBK증권 대표, 취임 첫해 '급한 불은 껐다'
- 더코디, 서울과기대 손잡고 'AI 에듀테크' 시장 진출
- [삼성 AI 로드맵]똑똑한 메모리 등장, 투자 공세 유지
- [AI 의료 기업 리포트]100억 매출 돌파 앞둔 뷰노, 못지킨 약속 달라진 전략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SG 등급 분석]'실질적 최고' A+ 도달한 HD현대건설기계, S에도 닿을까
- [인벤토리 모니터]HSD엔진, 재고-매출 엇갈린 성장세 4분기는 다를까
- [비상장사 재무분석]현대삼호重, 조선 업사이클 수혜 '크고, 빠르고, 안정적'
- HD현대重 CFO 임명 앞두고 그룹 재무전문가 '연쇄이동'
- 조현범 회장 복귀, 한국타이어 투자 시계 다시 빨라질까
- [R&D회계 톺아보기]HD한국조선해양, 신사업 순항 뒷받치는 자산화
- [캐시플로 모니터]'투자 드라이브' 현대모비스, 현금 확보는 조심스럽게
- [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중국 경제성장 둔화 불가피, 부동산 등 제도개혁 어려워"
- [인벤토리 모니터]HD현대일렉트릭, 재고자산 운용효율 키워드 '증설'
- [Value Match Up]흐름 엇갈린 세아그룹 두 지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