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EU 반덤핑 직수혜' 케이피에프, 성장성 찾기는 과제①베트남 법인 순익 8배 급성장, 김형노 대표 중심 M&A도 지속 검토
김소라 기자공개 2023-05-23 08:08:40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부품 제조사 '케이피에프'가 올해 새로운 소속부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거래소가 규정하는 코스닥 상장사 소속부 중 가장 상위의 기준을 충족한 그룹인 '우량기업부'에 포함됐다. 기업 규모, 재무 요건, 경영 건전성 등 여러 항목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만큼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이번 소속부 변경은 1년 만이다. 케이피에프는 지난해 4월 기존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됐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발에 따른 영업비용 급등 영향이 컸다. 오프라인 활동 제약에 따른 유통망 마비로 운임비, 원재료비 부담이 치솟은 탓이다. 자연스레 순익이 줄었고 소속부 재조정도 이뤄졌다.
◇지난해 영업익 '껑충'…파스너·선박 케이블 동반 성장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은 케이피에프는 철을 이용한 제조 사업이 주력이다. 1963년 설립 당시 '한국볼트'를 사명으로 했던 만큼 '부품 제조'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구체적으로 건설, 생산 설비 등에 들어가는 파스너(볼트, 너트류)를 제조한다. 2021년 선박용 케이블 타이 제조사 '티엠씨'를 인수하며 조선 사업으로 보폭을 넓혔다.
케이피에프의 우량기업부 재승격은 지난해 영업실적이 뒷받침된 덕이다. 케이피에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직전년도 대비 56% 증가한 819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전년대비 33배 급증했다. 이에 따른 지배기업 귀속 순이익은 2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 우량기업부 요건 중 하나인 '최근 3년간 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항목이 자연스레 충족되며 다시 소속부 변경이 이뤄졌다.
케이피에프의 영업실적 호조 배경으론 베트남 법인의 성장이 꼽힌다. 자회사 'KPF VINA'는 지난해 전년대비 약 80% 증가한 12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부품 제품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반덤핑 조치를 취하며 베트남 제조 법인이 직접적인 수혜를 누렸다. 지난해 KPF VINA 당기순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대비 8배 넘게 늘었다.
하반기엔 자회사 티엠씨가 성장 바통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3분기부터 조선업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당시 글로벌 물동량 증가 및 고유가로 인한 잇단 선박 발주에 따라 케이블 타이 신규 수주 물량도 늘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티엠씨 매출액은 전년대비 135% 증가한 336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티엠씨는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1년 대비 손실폭을 46% 가량 줄였다.
케이피에프 관계자는 "올해는 흐름상 파스너부문 보다 선박부문이 더 좋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티엠씨 이익이 가시적으로 개선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며 "티엠씨만 따로 떼놓고 보면 1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는데 수익성 면에서 차차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둔화는 과제, M&A로 돌파구 마련 계획
케이피에프는 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안고 있다. 산업용 부품 생산이라는 전통 제조업 특성상 신규 시장 개척 등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물음표도 따라붙는 탓이다. 실제 주가도 장기간 저평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5년간 10배 안팎에 머물렀다. 연결 기준 2018년 6.8배, 2019년 11.1배, 2022년 4.4배다.
피어그룹(비교기업)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함께 기계 업종으로 묶인 피어그룹은 지난해 기준 8~107배 PER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삼에스코리아가 107.7배, 나라엠앤디가 8.7배, 대모가 88.4배, 에이테크솔루션이 17.2배의 PER를 나타냈다. 올해 케이피에프 주가 흐름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14.5%를 기록했다.
케이피에프는 내부적으로 신규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분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시나리오를 타진 중이다. 기존 제조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위주로 계속해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특히 김형노 대표가 신사업 발굴 작업에 관심이 높고 현재 M&A(인수합병) 관련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앞서 로봇 감속기 제조사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케이피에프는 지난 2018년 120억원을 들여 에스비비테크 지분 45.78%를 확보했다. 철이라는 공통 원재료를 매개로 상호간에 비즈니스 협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최대주주 변경 약 4년 만인 지난해 10월 IPO(기업공개)를 완료했다. 당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 희망가액 밴드 최상단(1만2400원)에 상장했다. 전날(18일) 종가 기준 에스비비테크는 주당 4만2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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