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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교원웰스의 자랑, '식물공장'에 가보니…혁신의 연속체계적 인큐베이터 시스템 장착…16개 모종 구독고객 배송, LG전자와 차별점

파주(경기)=손현지 기자공개 2023-05-22 10:46:27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웰스 파주 스마트팜 팩토리에 들어서면 아파트 80평 남짓 되는 공간이 무려 4개나 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내부 모습은 이제 막 파종된 새싹들이 줄지어 나열돼 있기도 하고, 파릇파릇한 잎사귀가 올라온 식물들도 눈에 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위생캡, 하얀색 전신수트를 입고 있는 연구원의 모습도 보인다.

화훼농원인지, 연구실(LAB)인지 정체 모를 이 곳은 교원웰스의 혁신가전 '식물재배기'를 위한 모종 인큐베이터다. 갓 심은 씨앗들이 싹을 트고 일정 수준으로 자랄 때까지 알맞은 온도와 습도,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시설을 갖췄다. 마치 신생아를 위한 시스템과 비슷하다. 여기서 3~4주 정도 재배한 모종은 식물재배기 렌탈 고객들에게 배송된다. 식물 가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파주 공장의 역할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교원웰스 파주 스마트팜 팩토리. 사진=손현지 기자

◇'식물 탄생+제조 현장'이 공존

교원웰스는 가전업계에서 최초로 식물재배기 시장에 뛰어든 회사다. 후발주자인 LG전자와는 달리 '식용'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주방가전으로서 주부들을 타겟팅해 기획됐다는 점도 독특하다. 집에서도 흙없이 유기농 채소를 손쉽게 재배하고 직접 수확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겨냥했다.

타사와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은 고객들에게 씨앗이 아닌 '모종' 키트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통상 씨앗이 싹을 틔우기 까진 평균 26일 정도가 소요된다. 빨리 출고되는 품종은 22일, 제일 오래 걸리는 건 35일까지 생육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식물재배기라고 해서 무조건 생육을 성공하는 건 아니다. 수경 재배가 기본이기 때문에 중간에 실패할 때도 비일비재하다. 종자 불량도 더러 있다.

교원은 재배시설에서 안정기에 돌입한 식물들을 고객들한테 제공한다. 고객들 입장에선 수확까지 한달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1~2주일 정도만 키우면 바로 취식도 가능하다. 곽동엽 교원프라퍼티 웰스생산팀 매니저는 "현재 총 16종의 모종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며 "재배 시간을 단축시켜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는 파주공장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팜 직원들은 오롯이 '모종' 수확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출고전 모종 키트 포장 작업도 직접 소화하고 있다. 인근 인천공장에 있는 연구개발(R&D)팀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신품종 선별과 발굴에도 일조하고 있다. 당초 파주공장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산을 보조지원할 목적으로 구축됐지만 식물재배기 사업 확장으로 내부에 별도의 스마트팜 시설을 갖추게 됐다.

◇'4단계' 체계적 재배 시스템

파주공장의 웰스 스마트팜 재배시설에 진입하려면 착장을 달리해야 한다. 위생 관리용 전신 수트를 착용하고 에어샤워에 마스크까지 해야 입구를 통과할 수 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파종-발아-육묘-이식 단계별로 총 4곳이 차례로 보였다.

먼저 발아실로 들어갔다. 배지 마다 종자가 하나씩이 들어있었다. 곽 매니저는 배지를 집어들며 "식물이 지탱할 수 있도록 뿌리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라고 소개했다.

파종실엔 생후 14일차가 채 안된 배지들이 가득했다. 떡잎들이 발현된 모습이었다. 떡잎이 세 장까지 나오면 이식작업을 진행한다. 식물들의 재식 간격을 넓혀주는 작업을 뜻한다. 식물들을 한 곳에서 키우면 경합이 붙어서 큰 식물이 다른 식물들의 가리고 혼자만 빛을 받아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사전에 간격을 벌려 식물들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웰스 스마트팜의 강점은 체계적인 양육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이 배양환경 레시피를 구성해 환경을 조성했으며 생육 단계별로 옮겨가면서 관리를 하고 있다. 식물 선반에도 남다른 비결이 숨어있다. 선반 하단에 알맞은 양의 물과 영양제를 자동으로 주입해주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식물 생육에 최적화된 특수 조명과, 설정 농도에 맞춰 배양액을 조절하는 농도 측정기도 설치돼 있다.


곽 매니저는 "웰스가 친환경의 건강한 먹거리를 강조하며 무농약, 무균 상태로 재배를 하고 있다"며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힐링할 수 있는 힐링테리어(힐링+인테리어) 가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메인, 버터헤드, 적소 등 유럽형 모종이 많이 보였다. 해외품종이 온도나 습도 등 환경에 덜 예민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 중에서도 버터헤드는 교원 식물재배기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종으로 손꼽힌다. 곽 매니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양상추의 아삭한 식감을 선호한다면, 유럽인들은 식감이 부드러운 버터헤드를 즐기는 편"이라며 "국내에도 론칭된지 10년쯤 됐는데, 시각적으로 예뻐서 MZ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소개했다.

웰스는 최근 품종 확대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식물재배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식용이 아닌 관상용의 꽃, 반려식물을 검토 중이다. 곽 매니저는 "국내 최대 모종 생산 인프라를 갖춘 만큼 최대한 활용도를 높여보려 한다"며 "최근 치유목적의 원예활동이나 꽃 등에 니즈도 늘어나는 추세라 트렌드에 맞춰 품종 다변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독 8종류, '패킹'도 체계적으로

4단계 재배실을 둘러보고 나오니 옆쪽으로 별도의 모종 포장실도 눈에 띄었다. 평균 26일 생육한 모종을 하나씩 뽑아서 케이스에 담아 포장한 뒤 콜드체인(cold chain) 전용 대차에 실어 출고하는 시스템이다.

습한 기운이 느껴졌다. 단순 포장 뿐 아니라 간이 콜드체인 역할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웰스가 취급하는 모종은 수면유도 락투신 물질이 가미된 숙면쌈채, 항암쌈채, 청경채 등 건강위주 채소들이 많다. 신선도 유지가 관건인 만큼 패킹 라인도 저온 환경으로 맞춰놨다.

포장 라인도 패키지 종류별로 구분해놨다. 패키지 종류는 현재 총 8가지다. 쌈채 패키지, 숙면 패키지 등 컨셉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한 패키지당 6개 모종이 담긴다. 고객들은 16개 품종에서 원하는 모종만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다. 곽 매니저는 "고객의 용도에 맞춰 패키지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재배기 '웰스팜'. 사진=교원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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