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지니뮤직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여전히 KT스튜디오지니, CJ ENM에 이어 3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유지분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향후 추가로 지분 매각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사실 올해 들어 양사 제휴가 끝난 만큼 정해진 수순으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네이버를 새 파트너로 삼고 '바이브(VIBE)'를 통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통신 3사는 모두 각기 다른 음원 유통 사업자와 시너지를 본격화하게 됐다.

◇LGU+, 지니뮤직 첫 지분 매각…투자금 64억 회수

지니뮤직은 25일 LG유플러스가 보유 주식을 일부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LG유플러스는 KT스튜디오지니(36%), CJ ENM(15.37%)에 이은 지니뮤직의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3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으로는 보유지분이 12.71%였는데 이번에 9.99%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는 앞서 2017년 4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니뮤직에 269억원을 투자해 15%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듬해 지니뮤직이 CJ디지털뮤직과 합병하면서 발행주식 총수가 늘자 지분이 일부 희석됐다.

직접 보유주식을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장내매도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64억원가량을 회수했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지분 관계를 토대로 미디어 혜택에 지니뮤직을 포함해 왔다. 하지만 올 1월 제휴가 종료되며 새롭게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니뮤직 혜택은 상반기까지만 유지된다. '지니' 대신 네이버가 2018년 6월 출시한 AI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로 인해 이번 주식 매각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가 추가로 보유한 지니뮤직 지분도 정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모바일 고객이 바이브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이브 마음껏 듣기 △V컬러링 바이브 플러스 등 부가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9만원대 이상 5G·LTE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미디어 혜택에도 바이브 이용권을 도입했다.

음악을 넘어 콘텐츠 부문에서도 양사는 협업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제작한 콘텐츠를 네이버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나우(NOW)'를 통해 송출하거나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통신 3사, 각기 다른 음원 유통 사업자와 시너지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모두 각기 다른 음원 유통 플랫폼 사업자와 손을 잡게 됐다. SK텔레콤은 자매회사인 SK스퀘어 산하에 '플로(FLO)'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SK ICT 패밀리로 추후 블록체인 생태계나 메타버스 플랫폼 등에서 서로 협업할 접점이 많다.

플로는 지난해 오디오 오픈 플랫폼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해 크리에이터 중심의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추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SK코인(가칭)'과 연계, 콘텐츠를 공급하는 크리에이터는 물론 팬들도 콘텐츠 소비나 활동에 따라 보상을 얻는 '라이크투언(L2E, Like to Earn)' 생태계를 구현해 웹 3.0 시대를 선점하려 한다. 이는 SK텔레콤이 영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와도 충분히 연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니뮤직은 KT그룹 내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KT와도 AI 오디오 콘텐츠를 중심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전자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공동 제작해 선보였다. 극 중 배역 일부를 KT AI 보이스 기술을 활용해 소화했고 지니뮤직은 AI 음악창작 기술을 적용해 가수 테이의 '같은 베개'를 편곡해 OST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