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IBK기업은행, '베트남' 넘어 '싱가포르'까지 간다(1)아시아 금융벨트 확장 주목, 베트남 법인 전환…리스크·디지털 전략 양날개
김서영 기자공개 2023-10-16 07:09:44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이 가는 곳에 IBK기업은행도 간다'는 말처럼 기은은 국내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아시아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대해 규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선 수익성도 강화돼 글로벌 전략에 날개를 달지 주목된다.글로벌 사업에는 불확실성이란 어려움과 디지털 전환이란 기대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전환이란 새 바람이 불며 글로벌 전략도 이를 중심으로 새로 수립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략적 요충지 '인니·베트남' 사업 확대…다음은 '싱가포르'
국내 중소기업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은 바로 아시아 지역이다. 국내 기업들은 각각 △중국(1만7471개) △미국(8777개) △베트남(5881개) 등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다. 1위와 3위를 한 중국과 베트남을 합쳐 보면 2만3298개 기업이 아시아 지역으로 대표되는 두 국가에 쏠려 있다.
최근 기은이 신흥국 시장 중 중요성이 큰 곳으로 여기는 곳은 베트남이다. 기은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설립한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해 국내기업의 진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산업단지 지역을 위주로 점포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해둔 상태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재의 2개 지점을 산업단지 등에 추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점을 법인 수준으로 격상해 구심점을 만들고 베트남 내 10개 내외의 점포망을 구축한다는 게 중기 목표다.
기은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 중소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당행 설립 목적인 중소기업 지원의 정책적 역할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아시아 금융벨트는 고객 지원 및 시장 성장 잠재력 개척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전략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은은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약 2억5000만명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인구 대국이다. 인구가 많은 데 비해 은행의 시장 침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는다. 또한 최근 적자 고리를 끊고 수익성이 강화돼 적극적인 사업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기은은 2019년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현지은행의 강점을 이식해 우량고객 기반을 확충하고 사업 실적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6월 말 8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진출 첫해였던 2019년부터 3년간 최대 394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것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다음으로 기은이 주목하고 있는 곳은 '싱가포르'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 위상이 높았던 홍콩의 국제금융센터의 지위가 최근 약화되면서 다음 거점으로 지목된 곳이 바로 싱가포르다. 동남아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점쳐지는 가운데 동남아 지역에 속하면서 금융 시장이 발달한 싱가포르가 개척지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기은 관계자는 "향후 동남아 시장 개척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에 신규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전한 불확실성, 리스크 관리 촉각…글로벌 디지털 전략 '속도'
기은이 '아시아 금융벨트'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에는 고물가와 고금리 경제 여파가 불어닥쳤다. 이에 기나긴 코로나 터널을 지나 기지개를 켜려던 글로벌 사업 전략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은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로존, 한국의 경우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국 채권금리는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금융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지속되는 물가상승 압력에 따라 정책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국면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의 의지는 이전만큼 명확하지 않다고 봤다. 추후 금리 인상이 끝날 것으로 보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으로 분석했다.
주의가 필요한 곳은 중국이다. 부동산발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은은 중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톈진, 칭다오, 쑤저우, 옌타이, 베이징 등 모두 8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중국법인의 총자산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존 4조2257억원이다.
한편 금융 불확실성 상존에도 놓칠 수 없는 흐름이 있다. 기은은 국외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상품과 관련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중국법인에서는 현지 소비금융 중개 플랫폼 기업과 제휴해 비대면 연합대출 상품과 교사직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현지 고객 기반을 크게 확대한 덕분에 다른 제휴기업과도 연합대출과 전문직 대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외 점포 차원에선 전자 스캐너를 도입해 보관서류를 전자화하고 전표를 디지털화하는 페이퍼리스 업무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업무용 태블릿이나 신분증 스캐너 도입 등 국내에서와 같은 수준의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은은 기대한다.
기은 관계자는 "기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해외에서도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경우 금융 이외의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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