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JV 합작사만 4개, LG엔솔의 고민은 북미 생산능력 79%가 JV 공장 7곳에서 발생 "갈등 요소 등 리스크 있지만 최선의 선택"
김위수 기자공개 2023-05-30 09:36:1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자동차와 합작법인(JV) 설립을 확정했다. 이로써 LG엔솔은 미국에서만 4개 완성차 업체와 JV를 세우게 됐다. LG엔솔의 북미 지역 배터리 생산 대부분이 JV를 통해 이뤄지는 셈이다.JV는 서로 다른 회사가 필요에 의해 세우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다. 실제 양측간 갈등이나 급작스러운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해 긍정적이지 않은 형태로 합작관계가 끝을 맺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LG엔솔 등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JV 설립이 최선의 답안지라고 보고 있다.
LG엔솔은 26일 현대차와 미국에 JV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세울 예정이다. 총투자금은 5조7000억원이며 양사는 합작사의 지분을 각각 50%씩 나눌 예정이다.
이번 JV 설립으로 LG엔솔이 북미 지역에서 확보하게 될 배터리 생산능력은 총 325GWh가 된다.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단독공장과 GM·혼다·애리조나·스텔란티스 및 현대차와의 JV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다. 이중 JV의 생산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전체 325GWh 중 256GWh로 78.8%로 예상된다. 현재 JV 설립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비중이 계속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LG엔솔이 JV 형태로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는 이유는 자금부담 완화와 안정적인 공급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이차전지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재원이다. 공장을 설립하거나 증설할 때 드는 비용은 '조 단위'다. LG엔솔이 단독 공장만으로 시장의 수요를 소화하고자 한다면 천문학적 투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JV를 설립하면 재무적 부담을 낮추면서도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 JV 설립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북미 시장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시행으로 현지 생산역량을 갖춘 배터리 업체에 대한 협력 요청이 급증했다. LG엔솔이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한다. 북미 지역에 JV가 집중된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JV 설립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부담이 줄어드는 대신 가져갈 수 있는 영업이익도 단독공장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의사결정 구조가 비효율적이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두 기업이 함께 사업을 한다는 점 자체가 갈등의 여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업이 장기화될수록 서로 간의 목표, 전략이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JV로 인한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LG엔솔의 JV 설립은 최선의 답안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우려되는 여러 사안이 있겠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JV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확대되는 시장의 확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기업의 성장도 어렵다는 것이다.
LG엔솔은 현대차와의 이번 JV 설립 계약에서 '일방이 중대한 계약조건 위반 시, 상대방측이 보유 지분에 대해 풋옵션 행사 가능'과 '일방이 중대한 계약조건 위반 시, 당사가 보유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가능'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안전판을 만들었다. 앞서 GM과의 협력사 설립 과정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관련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IPO로 10조원 넘게 조달한 LG엔솔도 JV 설립으로 재원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이차전지 업계의 JV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협력업체 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의견을 합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공동경영 균열 단초 된 '이그니오 인수 미스터리'
- [BNK증권 IB 리빌딩] '신명호 시대' 반년, '더 뚜렷해진' 성과와 과제
- [김화진칼럼]선임사외이사제도의 활용
- [네카오 페이사업 돋보기]신기술 시너지 창출 골몰, 부동산·생활 금융 강화
- 호반그룹, 오너가 경영참여 확대
- [thebell note]신신제약 오너와 '트라이애슬론'
- [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프레스티지파마, CDMO 자회사 지원 이번엔 '출자전환'
- 기술이전 실적 절실한 샤페론, 더딘 개발속도 대안 고민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eSSD 전쟁 격화, 낸드왕의 귀환·HBM 선두의 반격
- [이통3사 본업 전략 점검]상용화 로드맵 나온 6G, 이번에도 '최초' 패권 잡을까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답 없는 음극재, 2027년 도약 발판 쌓는다
- [지속가능경영 리뷰]SK㈜, 2030년엔 투자사 ESG 경영도 관리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핵심' 양극재 사업 집중도 높인다, 키워드는 북미?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차입금 규모 역대 최대, 아쉬운 현금창출력
- [포스코퓨처엠은 지금]캐즘으로 고군분투, 변화하는 사업 계획
- [thebell note]LG그룹 '안정'의 가치
- [ESG 모니터 / 에코프로그룹]성장세 너무 빨랐나, 삼형제 모두 '미흡'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엔비디아에 동박 공급 '눈앞'
- SK이노 합병안, 국민연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 '큐셀 출신' 이재규 기획실장, 한화에너지 수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