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Topic ]

배터리 제조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대응 전략

[ THE CFO's Summary ]

지난해 8월 발효된 IRA는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에겐 기회 요인입니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상당 부분이 국내 배터리 기업을 통해 충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국내 배터리 업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6.5%입니다.

IRA는 전기차,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분야 지원법입니다. 배터리 부품별 북미 제조·조립 비율, 핵심 광물별 미국·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추출·가공된 비율 등을 준수해야만 각종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입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투자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주목합니다. IRA 내 청정 에너지 관련 인센티브 중 '청정 제조시설 투자·첨단 제조 세액공제(notice 47)' 분야입니다.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시 1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합니다. 배터리 모듈까지 생산하면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제공합니다. 공제율을 △2030년 75% △2031년 50% △2032년 25%로 줄고 △2033년 이후에는 0%가 됩니다.

청정 제조시설 투자 세액공제는 미국 내 배터리 제조시설을 설치·확장 시 투자금액의 6~30%에 해당하는 금액에 세액공제를 제공합니다. 기본 6%에 임금 요건과 수습직원 요건 충족 시 최대 30%까지 공제율이 올라갑니다.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제도를 활용하면 북미 배터리 공장 설립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할 수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2025년까지 19조원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5년까지 배터리 3사가 미국에 건설하려는 공장의 총 투자비는 40조원 규모로 예상됩니다.

세액공제의 구체적 지급 요건 등이 확정되지 않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음 달 미국 재무부의 '배터리 부품·핵심 광물 요건 가이던스' 발표를 앞두고 각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올 초 진행한 IR에서도 IRA 대응전략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THE CFO가 주요 배터리 조제사 CFO들의 IRA 대응전략을 정리해봤습니다.

[ CFOs View]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부사장)

"고객사와 IRA 세액공제 혜택 공유 검토"

IRA 여러 가지 시행세칙 등이 다소 혼탁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원가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각 3750달러를 주는 부품과 광물에 대한 보조금 조건은 올해와 내년 상당 부분 유예된 상태로 보입니다. 세칙은 다음 달 말과 그 이후 발표되는데, 2025년부터 엄격히 적용되는 정책으로 전개될 것 같습니다.

부품과 광물로 나눠 지급될 예정인 각 3750달러의 보조금 충족 조건은 몇 가지 기준(올해부터 40~50% 등)이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충족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조금 7500달러는 소비자와 자동차 제조업체(OEM)가 오롯이 취하게 될 혜택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배터리 제조업체가 취할 수 있는 혜택은 세액공제입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세액공제 적용은 올해 1월 1일자 생산 물량부터지만, 세칙은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세액공제에 회계 처리방안은 아마 올해 늦게 확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세액공제 회계처리 방침은 세칙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아직까지 고객사들이 세액공제에 대한 공유를 구체적으로 요구해 오지는 않습니다. 아마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이 구체화되면 고객사들의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세액공제 부분을 고객과 공유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판매 가격으로 충분히 보상하는 작업을 고객와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비용 상승분이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된 고객에 한해서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세액공제 공유를 검토해 나갈 생각입니다.

세액공제 수혜를 받게 된다면 돈이 들어온 이후 고객과 공유하는 순서로 논의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으로 가려고 합니다.

다만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이를 변동 없이 이어갈 것이냐 하는 것은 상당히 의문입니다. 미국 대선과 총선이 진행되면 그와 더불어 IRA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경훈 SK온 CFO(부사장)

"IRA 2025년까지 4조 수혜…고객사 공유 요청엔 자사 비용 절감 우선"

SK온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IRA와 세부 지침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와 관련해 최대 4조원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존 미국 공장의 예상 판매량에 셀당 35달러, 모듈당 10달러를 더해서 총 45달러를 곱해서 나온 숫자입니다.

지금까지 세액공제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판매량에 근거해서 받을 수 있다는 점과 현금을 받을 옵션이 있다는 겁니다.

SK온이 IRA 혜택을 OEM과 공유할 의무는 없습니다. IRA 수혜를 OEM과 공유하는 건 차후 생각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고객사에서 공유를 요청할 시 IRA 취지상 SK온의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