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M&A 성공신화]임팩트·토탈 인수하자 석유화학 '황금기' 찾아왔다③배당금 유입 통해 투자회사 전환, 대우조선 출자 재원도 수월하게 마련
박기수 기자공개 2023-06-09 07:37:47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가 '성공작'으로 남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인수할 기업이 그룹의 경영 방향성과 맞는지 판별하는 능력,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적극성,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조달 능력, 인수해온 기업의 수익성 제고 등이다. 적시에, 적극적으로, 올바른 매물을 인수해오며 성장해온 대표 기업집단이 있다. 한화다. 태양광과 화학, 방산 등 '빅딜'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던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까지 손에 넣었다. THE CFO는 한화그룹의 M&A 성공역사와 더불어 M&A 과정에서 후방 조력했던 주요 재무 인사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15: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익성은 제품의 시황에 달려있다. 수급 상황에 따라 실적이 등락을 반복한다. 그렇기에 한화가 석유화학사를 인수할 때는 그 시기가 중요했다.실제 LG화학 석유화학부문, 롯데케미칼, 여천NCC, 대한유화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 추이를 들여다보면 특정 시기에 모두 수익성이 좋고 특정 시기에는 대부분 부진하다.
2015~2017년도에는 영업이익률로 15~20%를 기록했다가 2018~2019년에 '초호황기'가 끝났고, 2020~2021년 잠깐 반등했다가 작년부터 다시 대부분의 석유화학사들이 침체기를 걷고 있다.
한화의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한화토탈(현 한화토탈에너지스) 인수가 '대박'으로 기억되는 이유도 이 시기에 있다. 한화는 2015년 삼성그룹에서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종합화학의 자회사인 한화토탈까지 인수했다.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출자해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을 취득했다.
2015년은 앞서 언급됐듯 기초화학 사업의 초호황기가 시작됐던 해다.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주로 생산하는 한화종합화학도 과실을 누렸지만 직접적인 수혜는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주로 생산하는 한화토탈이었다.
2015년부터 한화토탈의 수익성은 급격히 우상향했다. 2014년 영업이익 1727억원을 기록한 한화토탈은 2015년에는 7974억원을 기록하더니 2016년과 2017년, 2018년에는 각각 1조4667억원, 1조5162억원, 1조627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한화그룹 내 단일 계열사들 중 한화토탈 뿐이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엄청났다. 한화그룹 편입 후 첫해인 2015년 9.6%의 영업이익률을 뽑아낸 한화토탈은 이듬해인 2016년에는 무려 17.6%라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실제 한화토탈이 벌어들인 수익은 곧바로 한화그룹의 현금흐름으로 이어졌다. 매년 벌어들인 순이익의 과반 혹은 사실상 전부를 모회사에 배당해 오면서다.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이 지분 50%를, 프랑스 토탈 사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합작사다.
2015년 이후 작년까지 한화토탈은 총 3조7990억원을 모회사에 배당했다. 이중 절반 규모인 약 1조9000억원이 한화임팩트의 몫이었다. '골든타임'에 성사한 M&A 한 건으로 한화그룹은 인수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본전 이상을 뽑은 셈이다.
한화임팩트의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그 수혜의 정도를 알 수 있다. 한화임팩트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별도 영업이익에 자회사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이 포함된다. 자체 사업인 PTA 사업 역시 석유화학 초호황기에 선전하면서 많은 수익을 올렸다.
2015년 별도 영업이익 2237억원으로 시작해 2016년 5459억원, 2017년 5706억원, 2018년 4771억원 등 한화토탈로부터의 배당금을 바탕으로 매년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임팩트가 투자회사로 거듭나게끔 한 기반이 됐다. 한화임팩트는 자회사 '한화임팩트글로벌' 등을 통해 에너지·디지털·라이프사이언스·에너지전환 등 유망 사업에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월 초 기준 한화임팩트가 한화임팩트글로벌에 출자한 총출자액만 1조6491억원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를 위해 자금을 출자하는 곳도 한화임팩트글로벌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대우조선해양에 4000억원을 출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금액을 출자하는 곳이다. 결국 시의적절하게 완료한 기업 인수와 피인수 기업의 활약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기반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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