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M&A 성공신화]한화솔루션의 오늘을 만든 '솔라원·큐셀' 인수②다년간 사업구조 개편으로 효율화, 작년 말 자산 20조 등극
박기수 기자공개 2023-06-08 07:19:35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가 '성공작'으로 남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인수할 기업이 그룹의 경영 방향성과 맞는지 판별하는 능력,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적극성,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조달 능력, 인수해온 기업의 수익성 제고 등이다. 적시에, 적극적으로, 올바른 매물을 인수해오며 성장해온 대표 기업집단이 있다. 한화다. 태양광과 화학, 방산 등 '빅딜'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던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까지 손에 넣었다. THE CFO는 한화그룹의 M&A 성공역사와 더불어 M&A 과정에서 후방 조력했던 주요 재무 인사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5: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리올레핀(PO),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CA) 등 케미칼 사업이 중심이었던 2010년대 한화케미칼은 이제 없다. 2020년 간판을 한화솔루션으로 바꿔 단 이후 현 한화솔루션의 가장 큰 사업 부문은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사업부문이다.◇솔라원·큐셀 인수 이후 다년간 사업구조 개편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화솔루션이 '진입'하는 단계였다. 단기간에 사업이 커질 수 있었던 비결은 적극적인 M&A다. M&A를 실행할 수 있었던 오너와 경영진들의 결단력도 있었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의 시작은 2010년이다. 당시 한화케미칼은 100% 자회사로 '한화솔라홀딩스'를 설립하고, 한화솔라홀딩스를 통해 중국 태양광 모듈·셀 기업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법인이었던 '솔라펀파워홀딩스'의 지분 49.99%를 4300억원에 인수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 중이었던 한화그룹의 과감한 '한수' 였다. 솔라펀파워홀딩스는 한화그룹 인수 이후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바꿨다.
1년 뒤에는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S&C(현 한화에너지)가 각각 출자해 '한화솔라에너지'라는 국내 법인을 세우고 충북 진천에서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이 법인은 2년 뒤 '한화큐셀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
한화솔라원 인수 2년 뒤인 2012년, 한화그룹은 글로벌 태양광 업체였던 독일 소재 '큐셀'사를 인수했다. 앞서 한화솔라원을 인수했던 한화솔라홀딩스는 '큐셀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큐셀인베스트먼트는 자회사 'Hanwha Q CELL GmbH'를 설립해 이 법인을 통해 큐셀 사의 자산을 양수했다. 한화그룹은 현금 약 555억원을 지불하고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의 부채 약 30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큐셀을 인수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인수로 한화그룹은 중국을 비롯해 큐셀이 보유하고 있던 독일·말레이시아 셀·모듈 생산 공장을 비롯해 미국·호주·일본의 영업 법인들을 손에 넣게 됐다. 동시에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발전시스템'이라는 태양광 밸류체인도 완성하게 된다. 다만 추후 시황 악화로 밸류체인의 일부는 포기했다.
한화그룹은 2015년 한화솔라원과 큐셀을 합병했다. 한화솔라원이 큐셀을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큐셀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한화솔라원에 현물 출자하면서 현재의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이 탄생했다. 한 쪽으로 지분을 집중시키면서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의 지분율을 94%대까지 올렸다. 동시에 한화솔라원이 상장사였기 때문에 큐셀은 우회 상장 효과도 봤다.
2018년 한화케미칼은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을 다시 한번 합병했다. 한화솔라홀딩스(비상장사)가 한화큐셀(상장사)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는 곧 나스닥 시장에서의 상장 폐지를 뜻했다. 시장 유통 지분 6%를 약 5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화큐셀은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가 됐다.
또 앞서 언급됐던 2011년에 설립된 한화큐셀코리아는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첨단소재와 합병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의 기존 주주였던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S&C(당시 에이치솔루션)을 비롯해 중간에 신임 주주로 등극한 한화종합화학에 합병 교부금을 지급했다.
이후 2019년 태양광 국내 사업(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과 태양광 해외 사업(Hanwha Q CELLS Co., Ltd.)가 합병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저축은행 지분과 태양광 개발 자회사 지분 등을보유한 '한화글로벌에셋'과 태양광·플라스틱 사업체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로 분할하고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했다. 이를 통해 한화케미칼은 본사 태양광 사업 부문이 국내 사업을 하고, 자회사 한화큐셀을 통해 해외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로 탈바꿈했다.
이 구조는 2023년 1분기 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업 부문명이 '태양광'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바뀌었을 뿐이다.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국내 사업을 맡고, 자회사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 등이 해외 사업을 맡는 구도다.
◇자산만 20조…기업·그룹 정체성 바꾼 M&A
크게 보면 2010년 솔라원 인수, 2011년 한화큐셀코리아 설립, 2012년 큐셀 인수가 현 사업을 만든 큰 이벤트였다. 다소 복잡한 사업구조 개편 과정을 거치면서도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불리기에 집중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자산총계는 20조원을 돌파했다. 케미칼 사업 규모 등을 모두 합쳐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을 능가하지 못한다.
큐셀 사를 인수하면서 말레이시아 공장의 부채를 떠안았을 만큼 사업 초기에는 재무건전성도 보장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크게 개선됐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의 자본총계는 13조4454억원이다. 부채총계는 5조733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2.6%에 불과하다.
매출도 작년 1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연결 매출은 11조2294억원으로 2021년 6조7038억원 대비 167.5% 상승했다. 큐셀 사를 인수한 직후인 2013년 매출은 1조7361억원으로 약 10여년 만에 매출이 6.5배가량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현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만들었던 2010년대 초반의 두 건의 M&A를 필두로 태양광 관련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업과 그룹의 정체성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