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출신 프롭테크 포커스]랜드업, 부동산 개발 플랫폼 '첫선'⑤삼성물산 3인방, 사업검토보고서 시장 정상화 초점
신민규 기자공개 2023-06-09 07: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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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시공사 출신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프롭테크로 이동한 사례는 국내에서 극히 드물다. 오아시스비즈니스, 산군, 랜드업의 수장들이 이처럼 드문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건설 경험을 발판으로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보수적인 개발관행을 깨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시장이 합리적으로 재편되는데 의미있는 작업을 맡았다. 시공사 출신이 이끄는 프롭테크 3사가 업계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이들의 성장기를 창업자들에게 직접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랜드업(Landup)은 국내 최상위 시공사인 삼성물산 출신이 지난해 설립한 기업이다. 삼성물산 인력이 독립해 프롭테크를 차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덕행 랜드업 대표를 비롯해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건설맨들로 이뤄져 있다.시공영역 베테랑들이 관심을 가진 곳은 국내 부동산 개발분야다. 초기 기획단계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사업타당성 보고서'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공급자 위주로 보고서가 만들어졌다면 시장이 침체될수록 객관성을 확보한 보고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랜드업은 지난해 3월 이덕행 대표가 삼성물산 해외기술영업팀을 그만두고 차린 프롭테크다. 법무팀 인력과 실장급 인물이 모두 삼성물산 출신이다. '땅(Land)'과 '디벨로퍼(Developer)'를 연결(Connect)하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하반기 본격적으로 선보일 플랫폼은 부동산 개발의 초기 기획단계를 온라인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부지 확보작업부터 사업검토, 금융조달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 구현하는 게 최종 목표다. 시공성 분석이나 공기분석 데이터를 통해 시공비 부담을 줄이고 예비비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시장 수요에 대해선 어느 정도 확인을 한 상태다. 파일럿 성격으로 선보인 플랫폼을 통해 '사업권 거래'에 대한 수요가 높게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사업권 거래가 빈번해질 수 있다고 예상한 셈이다.
사업권 거래가 이뤄지면 사업분석 역시 수반하게 된다. 랜드업이 하반기 선보일 플랫폼은 사업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원클릭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은 부지를 확보하면 사업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여기서 산출된 분양가에 맞춰 사업수지 분석에 들어가고 시공사를 구해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 국내 부동산 개발은 반대로 이뤄진다. 공급자인 디벨로퍼가 우선적으로 가치 책정을 하고 보고서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만약 10개 부지의 땅작업을 해야 하면 감정평가법인이나 회계법인을 여러 곳 거치면서 가격을 계속 높게 평가받는 식이었다. 호황기 때는 이같은 방식이 통했지만 침체기가 길어질수록 형식적으로 작성된 보고서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
랜드업은 향후 시장이 회계법인에서 작성된 보고서와 AI로 객관성을 확보한 플랫폼 보고서를 모두 요구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려면 실제 사업이 성사되기 위해 필요한 정상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덕행 랜드업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사견이 개입된 사업검토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을 통해 진입장벽이 높은 개발시장 문턱을 낮추고 정상적인 가격구조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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