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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상상인인더스트리, 친환경 '고망간 연료탱크' 키운다②IMO 규제강화에 LNG 연료 탱크 수요 증가…한화오션 등 다수 납품해 '입지↑'

순천(전남)=서하나 기자공개 2023-06-08 13:17:30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등 환경 수준이 계속 높아지면서 천연가스를 수송하거나 연료로 쓰는 선박이 늘고 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이런 추세에 맞춰 2020년부터 탱크 제작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시작, 수차례의 액화석유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제조, 납품 경험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하는 고망간(Hi Mn) 소재 연료 탱크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소재 대비 가격이 낮고, 극저온에서 성능은 물론 높은 강도와 내마모성을 갖췄다. 고망간 연료 탱크는 상상인인더스트리 성장을 책임질 새 기대주기도 하다.

LNG 운반선은 운송하는 LNG가 기체로 날아가 버리는 양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하 163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LNG 운반선 건조에서는 이러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할 저온 단열 탱크, 화물창 설치가 핵심이다. 상온부터 극저온환경까지 180도에 달하는 온도차를 견디기 위해서는 각종 1, 2차 방벽과 첨단 소재 등이 사용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고망간은 LNG 연료탱크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상상인인더스트리 관계자는 "그동안 영하 163℃ 극저온의 액화천연가스를 견디는 화물창과 연료탱크의 소재는 인바(니켈 합금강)나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등을 사용해 왔다"며 "다만 이들은 가격이 비싸고 작업 공정이 까다로우며 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망간은 다른 재질과 달리 원가 변동이 적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오션과 포스코가 고망간을 LNG 연료탱크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 전처리부터 용접에 이르는 탱크 제작기술을 함께 개발한 까닭이다. 싸고 좋은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보자는 취지는 세계 최초의 고망간 소재 연료탱크 개발로 이어졌다.
▲상상인인더스트리에서 용접 기술자가 선박 구조물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용접 과정이 쉽지 않다는 데 있었다. 2019년 한화오션쪽에서 선제적으로 상상인인더스트리에 제안을 건넸다. 1차 조선사 협력사 중 대형 골리앗 크레인을 갖춘 공장 설비가 눈에 띄었고 관련 기술력을 두루 보유하고 있어 고망간 소재의 연료 탱크 제작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예전 방식으로 고망간을 용접하면 마치 불이난 것처럼 연기가 자욱히 피어올랐다"며 "작업 과정 자체도 문제지만 제작하시는 분 입장에서도 건강에 좋지 않으니 작업을 기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원자재 비용이 적으면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망간을 활용하기 위해 포기할 수 없었다. 2019년부터 용접 기술연구소를 설치하고 한화오션과 협업을 시작했다. 특히 용접 흄(Welding Fume) 부분을 억제하는 용접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용접 흄(Welding Fume)은 용접 작업 시 발생하는 금속의 증기가 응축되거나 산화되는 등 화학 반응에 의해 형성된 고체상 미립자를 말한다.

그 결과 상상인인더스트리는 다른 재질과 비슷한 정도로 용접 흄이 발생하는 고망간 소재 용접 기술을 완성했다. 이어 한화오션에 고망간 소재 연료 탱크의 납품까지 마쳤다. 특히 한화오션의 LNG탱크는 세계 최초로 고망간으로 제작한 B-타입 탱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상상인인더스트리 측 설명이다. 최근엔 HD현대중공업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절감 등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선박업계에서도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추세다. 또 탈탄소화 정책과 탄소포집 기술 발전에 따라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수주도 늘고 있다. IMO는 LNG 탱크를 달지 않으면 아예 입항을 금지시키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 조선 3사는 3년치 물량을 이미 확보해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종류의 탱크를 제작한 경험으로 시장 입지를 굳힌 상상인인더스트리의 수주 물량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LNG선의 국내 수주 규모는 지난해 179척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LNG선의 선가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올랐다. LNG선 선가는 최근 4주 연속 상승해 약 3373억원(2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상상인인더스트리는 로봇을 활용한 용접 기술도 도입했다. 예를 들면 C-타입 탱크나 실린더형 탱크의 경우 탱크를 돌려가면서 자동으로 용접이 가능한 로봇을 활용하면 인건비뿐 아니라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전체 공정의 약 10~20% 정도를 자동화 로봇을 활용해 용접하고 있다.
▲상상인인더스트리에서 완성한 LNG연료 탱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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