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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보폭 넓히는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남은 과제는 M&A 주도하며 사세 확장 기여, 계열사 네 곳 이사회 참여하며 책임경영

김위수 기자공개 2023-06-09 07:19:5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7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동혁 한솔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부회장(사진)이 한솔케미칼에서의 경영 보폭을 늘리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동시에 피인수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솔그룹 중 한솔케미칼 계열의 후계구도는 이미 조 부회장을 중심으로 짜여진 상태다. 한솔케미칼에서 활발한 경영행보로 입지를 다진 조 부회장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지분확보뿐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 3월 바이옥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바이옥스는 한솔케미칼이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150억원을 들여 인수한 바이오 화학제품 소재 기업이다.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바이옥스에 10억원을 투입해 우선적으로 3.58%의 지분을 확보한 뒤 올해 중 지분율을 51%까지 올렸다.

추가 지분 확보로 경영권 인수가 완료된 뒤 올 3월 중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가 있었다. 조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바이옥스 이사회에 입성하는 동시에 남춘래 대표이사 및 최종호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이 이뤄졌다. 남 대표는 직전까지 한솔케미칼 전자재료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최종호 사내이사 역시 한솔케미칼 팀장으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한솔케미칼에서는 퇴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M&A 적극 주도, 등기임원 늘리며 보폭 확대

1979년생인 조 부회장은 미국 웰즐리 대학교(Wellesley College)에서 컴퓨터과학과 일본어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07년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빅토리아 시크릿을 거쳐 2014년 한솔케미칼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조동혁 회장이 2015년 한솔케미칼 등기임원 직책을 내려놓으며 조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가 됐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한솔케미칼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한솔케미칼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2016년 대만 특수 테이프 전문업첸 테이팩스 인수를 주도하며 조 부회장의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테이팩스 이사회에 선임된 것은 2019년부터다. 테이팩스 인수 직후에도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두기는 했으나 등기임원을 맡지는 않았었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을 지휘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이후 한솔케미칼은 2020년 하나머티리얼즈의 특수가스사업부를 양도받아 자회사 솔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솔머티리얼즈의 지분 7%를 조 부회장이 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과정에서 조 부회장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솔머티리얼즈 설립 이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바이옥스 인수를 주도해 딜을 성사시킨 뒤 올해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소속돼있다. 한솔케미칼·테이팩스·솔머티리얼즈·바이옥스 총 네 개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M&A를 주도하고 등기임원으로 계열사들을 맡으며 책임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입증된 경영능력, 지분 확보는 과제

재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한솔케미칼 등기임원으로 활동한 지난 7년3개월여간 보여준 성과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한솔케미칼의 실적은 조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줄곧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2022년 연간 매출은 지난 2015년 대비 140.6% 늘었고 연간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79.6% 확대됐다. 꾸준한 성장을 통해 가파른 성장 곡선을 만들어냈다. M&A를 통한 사업 확장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 정밀화학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대외적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난 조동혁 회장을 제외하면 한솔케미칼의 유일한 오너 경영인이다. 조동혁 회장에게는 조 부회장 외에도 차녀 조희주씨, 장남 조현준씨 등 자녀가 있지만 이들은 한솔케미칼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한솔케미칼의 경영권이 조 부회장에게 승계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현재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 일가가 경영을 맡은 한솔홀딩스 및 한솔제지 계열과 조동혁 회장 일가가 이끄는 한솔케미칼 계열로 사실상 분리돼있다. 한솔홀딩스가 지주사이기는 하지만 한솔케미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형태는 아니다. 한솔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조동혁 회장으로 지분율이 11.65%다. 2대주주는 1.42%의 지분을 보유한 조연주 부회장이다. 이들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전체 15.04%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에 있어 조 부회장의 가장 큰 과제는 한솔케미칼 지분 확보가 될 전망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끌어모아도 절대적인 비중이 크지 않기에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지분 확보를 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이 보유한 한솔케미칼 지분은 대부분 지난해 아버지인 조동혁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이다. 근로소득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장내 지분 매입을 실시한 이력도 있다. 앞으로도 근로소득과 더불어 지난해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배당금 등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해 조 부회장이 수령한 급여는 총 29만4000원이었다. 배당금으로 수령한 금액은 32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담보로 설정된 주식이 지분율로 따지면 0.44%로 아직 추가적인 주담대 여력도 남아있다. 지분매입 혹은 증여세 등 납부에 활용될 수 있는 요소다.

이와 더불어 조 부회장이 보유한 한솔케미칼의 자회사 솔머티리얼즈 지분 7% 활용법에도 관심이 모인다. 회사가 성장가도를 이어간다면 배당금 수령, 지분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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