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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황해령 회장, 루트로닉 공동경영 성패가를 '임원선임권 조율' 큰 틀에서만 합의 '구체적 권한 못 정해', 고난도 운영의 묘 요구될 듯

김경태 기자공개 2023-06-12 08:17:5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인수는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는 거래는 아니다. 황해령 루트로닉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하는 등 공동경영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향후 안정적인 공동경영의 관건으로는 임원 선임 협의가 지목된다. 이사회 구성원 선임과 달리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 양측의 의견 합치가 중요하게 됐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와 황 회장은 향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임원 구성에 관해 양측이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갖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원선임권은 명시적으로 확정하지 않고 양측이 협의해 결정한다는 큰 원칙 수준으로 했다"며 "앞으로 경영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M&A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 인수자 측은 핵심 보직에 호흡을 맞출 새로운 전문가를 선임한다. 특히 CFO를 비롯한 재무회계 라인, 전략기획 부서와 같은 요직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교체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루트로닉 M&A는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온전히 행사하는 것이 아닌 황 회장과 공동경영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부분이다. 실제 양측은 이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임원선임 권한은 주주간계약 체결 과정에서 가장 논의가 힘들었던 부분으로 안다"며 "한앤컴퍼니와 황 회장 모두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IB업계에서는 핵심 보직의 임직원 선임도 한앤컴퍼니가 조금 더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분석한다. 황 회장이 한앤컴퍼니가 만들 특수목적법인(SPC)에 재출자를 하기는 하지만 공개매수 금액을 포함한 총인수대금 중 기여하는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앤컴퍼니가 이사회에서도 과반 이상을 확보해 황 회장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루트로닉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6인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한앤컴퍼니 측이 4인, 황 회장이 2인의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다.

황 회장이 CEO 역할인 대표집행임원으로서 사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유지할지가 양측의 주도권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거래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황 회장은 한앤컴퍼니가 추후 투자금 회수(Exit)를 위해 루트로닉을 매각하기 전까지 대표집행임원을 맡을 권리를 확보했다.

통상 PEF 운용사는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 이후 3~5년이 지나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시도한다. 한앤컴퍼니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자산을 보유한 사례가 많아 황 회장이 5년 이상 대표집행임원으로 집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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