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 & Lab]퓨리오사AI "핵심 인재 응집, 챗GPT 공략 글로벌 속으로"2세대 '레니게이드' 출시 앞둔 백준호 대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3-06-21 13:12:14
[편집자주]
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경망처리장치(NPU)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퓨리오사AI가 LG AI연구원과 한국판 '챗GPT'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LG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을 구동할 AI반도체를 퓨리오사AI가 개발하기로 했다. 엑사원은 인간처럼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최근 유명세를 탄 오픈AI사의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를 말한다.국내 기업 가운데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서 앞선 LG그룹과 초거대 AI 모델에 탑재할 NPU 분야를 선도하는 퓨리오사AI의 만남이다. 그 중심에 있는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사진)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퓨리오사AI 본사에서 만났다.
퓨리오사AI는 전체 직원 100명 중 90%가 연구개발(R&D)인력이다. 백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퓨리오사AI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서울대학교에서 전체 수석을 했던 분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많이 모여있다"며 "어떤 글로벌 집단보다 탁월한 분들이 응집한, (AI 관련) 기술적 난체를 해결하고 제품화할 수 있는 핵심 집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2017년 출범 후) 6년이라는 오랜 기간 고민해 1세대 제품을 내놨고 8년 차부터 2세대 칩이 나온다"며 "우선은 국내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고 있고 2세대 칩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1세대는 이미 상용화, 2세대는 LG와 협업
2017년 설립된 퓨리오사AI는 올해부터 1세대 칩 '워보이(Warboy)'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2세대 칩인 '레니게이드(Renegade)'는 오는 8월 양산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3월 대만 파운드리 TSMC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어 양산 샘플을 출시한다. 현재 양산 자금 확보와 차세대 칩 개발을 위한 1500억원 규모 시리즈C 펀딩을 진행 중이다.
LG AI연구원과 협업키로 한 칩은 레니게이드다. 백 대표는 "LG는 국내에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는 앞선 기업 중 하나"라며 "지금 시제품 개발 중인 레니게이드를 사전에 LG의 초거대 AI모델에서 평가해서 칩이 나오면 제품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계열사 LG CNS부터 소재, 배터리까지 AI를 적용해 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퓨리오사AI에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니게이드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이다. AI 모델은 사람의 뇌를 인공적으로 흉내 낸 것으로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하는데, 인공신경망의 크기가 커질수록 강력한 AI 모델이 된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연산 능력도 비례해서 빠르게 잘 해내야 하고, 그만큼 칩의 설계도 더 복잡해지고 고도화된다.
백 대표는 "1세대 칩과 2세대 칩의 차이는, 1세대는 컴퓨터 비전 모델을 잘 돌릴 수 있는 칩인 반면 2세대 칩은 더 많은 연산 능력을 확보해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을 처리할 수 있는 칩"이라고 설명했다.
1세대 칩인 워보이는 이팝소프트의 '말해보카' 영어사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광학문자인식(OCR) 기능에 활용되고 있다. 영어 문장이 포함된 사진을 촬영하면 앱이 해당 문장을 텍스트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워보이 NPU가 문자를 인식한다. 이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서버가 사용된다.
백 대표는 "글로벌 AI 반도체 스타트업 중에 1세대 칩이 규모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의미 있는 상용 서비스를 성공시킨 곳은 드물다"며 "레니게이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강자 엔비디아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픈AI 등 글로벌 고객 확보 가능하다
이 말은 레니게이드가 오픈AI사 공급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오픈AI의 챗 GPT는 엔비디아의 GPU인 A100, H100으로 돌아가고 있다. 백 대표는 "AI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며 "LG와 카카오뿐 아니라 오픈AI 등 빅테크기업은 물론 새로운 승자가 될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성 모델을 둘러싼 추론과 훈련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엔비디아를 제외하고는 챗GPT를 돌릴 수 있는 AI 반도체 대안이 거의 없어 지금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의 H100과 대등한 수준까지 성능을 끌어올렸다. 성능은 비슷한데 에너지 효율이 높아 GPU를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는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열을 식히는 별도의 장치까지 운영해야 한다. 또 열이 많이 발생하면 데이터센터를 촘촘하게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 GPU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NPU로 대체하면 전기세가 적게 나올뿐더러 에너지 인프라 구축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입장의 운용 비용을 줄이고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얘기다.
백 대표는 "엔비디아의 솔루션은 오랜 기간 진화해 온 GPU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강력한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독점한 세상을 한국 스타트업이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느냐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이유는 전기차가 더 빨라서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퓨리오사AI는 NPU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해 엔비디아와 경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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