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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령 회장, 루트로닉 '우선매수권 행사' 현실성 있나 1조 자금 마련 현실적 한계 커, 추가수익 향유 집중 전망

김경태 기자공개 2023-06-13 08:16:4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해령 루트로닉 회장(사진)이 공동경영 파트너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끌어들였다. 황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지속 역임 등 여러 권한을 얻어내는 실리를 챙겼다. 특히 우선매수권도 확보해 다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다만 자금력 등을 고려할 때 황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맺은 주주간 계약에는 우선매수권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황 회장은 거래 상대방이자 한앤컴퍼니가 만들 특수목적법인(SPC)에 재출자하는 출자자(LP)로서 권리를 확보했다.

출처: 홈페이지
우선매수권 보유는 황 회장이 이번 거래를 고심한 흔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수개월 전부터 한앤컴퍼니뿐 아니라 외국계 PEF 운용사 등을 접촉했다. 하지만 매각가, 거래구조, 경영 체제 등에 관해 이견이 있던 탓에 빠른 속도로 거래 성사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황 회장은 한앤컴퍼니와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답을 찾았다. 창업주로서 새로운 투자자를 맞이한 루트로닉이 빠르게 안착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향후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에 대표집행임원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한앤컴퍼니가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서기까지 대표집행임원으로 루트로닉을 계속 이끈다.

통상 우선매수권의 존재는 향후 매각에서 원매자들이 망설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다만 루트로닉 M&A에서의 우선매수권은 황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공동경영 파트너십을 탄탄하게 만들 장치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황 회장 입장에서는 구주 매각대금을 받고 최정상급 PEF 운용사와 협력 체제를 구축한 데다 우선매수권도 가져오는 최상의 조건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황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까지는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큰 의미 부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루트로닉 M&A 총 거래규모는 최대 1조원에 육박한다. 한앤컴퍼니는 황 회장의 보통주 514만6304주를 1889억원에 인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황 회장 주식 매입단가와 동일한 주당 3만6700원으로 약 9570억원이다.

황 회장은 구주 매각대금의 절반가량을 재출자하기는 하지만 전체 거래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향후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재출자 금액을 제외하고 최소 9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가 지적된다.

루트로닉이 황 회장과 한앤컴퍼니 공동경영 체제에서 성장세가 지속돼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지면 황 회장이 더 큰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루트로닉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극적인 성장을 이룰 방침이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이 우선매수권보다는 한앤컴퍼니의 투자금 회수에 힘을 실어 추가적인 이익을 얻는 데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주간 계약에는 한앤컴퍼니가 투자금 회수에서 양측이 합의한 수익률을 초과달성하는 경우 황 회장이 초과 수익의 30%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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