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뉴 거버넌스 시동]'새 술은 새 부대에' 이사진 추천은 외부 인사 몫①주총 이후 김용헌 이사 제외 전원 퇴임, 학계 중심 멤버…지배구조 혁신 '공정성' 초점
이장준 기자공개 2023-06-15 10:55:56
[편집자주]
KT가 외풍에 무너진 지배구조 재건에 나선다.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체계를 만들기 위해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꾸리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정관상 CEO 자격 요건과 이사회 구성도 바꾼다. KT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실효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올 들어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았다. 연임 적격 판정을 받은 구현모 대표가 경선을 자처해 다시금 최종 후보가 됐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퇴짜를 맞았다. 추후 공개경쟁을 통해 선출된 윤경림 전 사장 역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해 물러났다.여기에 사외이사들도 줄줄이 사임하면서 사실상 이사진은 해체됐다. KT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수습에 나섰다. 그 연장선에서 외부에서 더 이상 문제 삼지 못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도 출범했다.
이들이 지배구조 룰을 얼마나 공정하게 만드는지에 따라 KT의 지속가능성이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기에 TF 멤버 전원은 외부 인사, 특히 학계 중심으로 구성했다.
◇KT 비상경영위 중심 운영, 뉴 거버넌스 구축 TF 출범
KT는 지난 3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의 대표이사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구현모 대표에 이어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전달하면서다.
대다수 사외이사도 사의를 표명해 정기 주주총회 이후 김용헌 사외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진이 물러났다. 구현모 대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이사는 상법에 따라 신규 이사를 선임할 때까지만 권리 의무를 다할 예정이다.
KT는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산하에는 성장지속 TF와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두고 있다. 특히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지배구조 전반을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는 4월에 지분율 1% 이상 국내외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전문가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지배구조 관련 학계 인사나 의결권 자문기관 경력자, 글로벌 스탠다드 지배구조 전문가 등을 예시로 들었다.
그 결과 7개 주주가 9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KT는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 분야 전문성과 TF 구성의 다양성을 고려해 추천 후보들을 면밀히 검토했다. 사회적 명망, 이사회 역할에 대한 이해도, ESG 경영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외부 위원 5명을 확정했다. TF는 오는 8월 새로운 CEO를 선임할 때까지 5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주주 추천 외부 위원 4명은 학계 인사…사외이사 경력·지배구조 전문성 눈길
외부 위원은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겸 한국공기업학회 회장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주형환 현대미포조선·호텔신라 사외이사 △앨리샤 오가와(Alicia Ogawa)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그중 4명은 모두 학계 인사로 분류된다. 김준기 위원은 2002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맡아왔다. 선우석호 위원은 홍익대 명예교수를, 조명현 위원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앨리샤 오가와 위원 역시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공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이들을 선임할 필요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색을 최대한 빼고 학계 위주로 TF를 꾸린 건 공정성 시비가 없도록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 역할에 대한 이해도 깊어야 하기에 사외이사 경험을 갖춘 이들도 눈에 띈다. 주형환 위원은 현재 현대미포조선과 호텔신라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조명현 위원의 경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SK브로드밴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해외 인사인 앨리샤 오가와 위원의 경우 지배구조 전문가로 통한다. 유럽기업지배구조연구소ECGI 및 기업지배구조협회 정회원을 겸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와 스튜어드십 코드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외부 위원들이 보수 정권과 인연이 아주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형환 위원의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다른 국내 위원들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자문위원 등을 맡은 경험은 있다. 다만 전문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선안 도출을 지원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하고 KT 지배구조 현황과 국내외 우수 사례 등을 점검했다. 국내외 ESG 트렌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정립 등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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