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글로벌 헬스케어 쉽지 않네"…인산가, 수익성 '뚝'②영업이익률 1년새 14%서 1Q 0.5%…CB 통한 자금조달 '잠재 위협'
서하나 기자공개 2023-06-16 07:14:3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죽염 기업 인산가가 지난 1분기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정간편식(HMR), 화장품, 관광·레저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수익성 확보엔 오히려 빨간불을 켰다. 여기에 사업다각화 자금 마련을 위해 최근 몇년간 발행한 전환사채(CB)마저 오버행 리스크로 잠재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초로 죽염을 산업화한 인산가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단 포부 아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산가는 지난 1분기 외형과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다. 매출 75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86억원보다 10억원 가량 줄었다. 이 기간 12억2400만원이던 영업이익은 3800만원으로, 7억350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1억9000만원으로 줄면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각각 0.5%, 2.5%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각각 14%, 9%이었음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인산가는 지난 1분기 판매·관리비로 43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39억원보다 약 4억원 늘어났다. 여기에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법인세 비용 증가 등이 종합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초로 죽염을 산업화한 인산가는 1987년 회사 전신인 인산식품이 죽염 제조허가를 받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프리미엄 식염 시장을 집중공략하면서 국내 죽염시장 점유율을 60%까지 확보했다. 특히 30만명에 이르는 회원 확보를 바탕으로 한 수익 구조를 확립하고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렸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5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냈다.
인산가가 경영 기조를 바꾼 건 대략 2019년 말부터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20년 9월에는 화장품 브랜드 씨실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죽염의 항산화 작용, 높은 미네랄 함유량 등 특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성장 침체 구간을 돌파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 당시 국내 식염 시장의 규모가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데 반해 국내 프리미엄 HMR 시장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르자 영토 확장을 통해 추가 성장을 노린다는 전략이었다.
관광·레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21년 2월 웰니스 호텔을 완공해 호텔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6만3700평(약 21만578㎡) 규모의 농공단지를 건설했다. 단지 내 다양한 죽염 관련 생산시설, 호텔, 리조트, 교육연수 시설, 박물관 등을 조성해 체험과 휴양시설을 모두 갖춘 생산시설로 만들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추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은 주로 전환사채(CB)를 통해 조달했다. 2019년 12월 농공단지 건설을 위해 7회차 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2021년 11월 30일에도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20억원 규모의 9회차 CB를 찍었다.
하지만 인산가 실적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주춤하기 시작했다. HMR 시장은 규모가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J와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은 물론 프레시지, 하림, 동원 등 중견기업까지 가세하며 마케팅 비용 등 공격적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인산가는 2021년 매출 383억원, 영업이익 82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거뒀다. 이후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5억원, 47억원 등 각각 13%, 43%씩 빠졌다. 당기순이익도 38억원에 그쳐 직전 연도보다 41%가량 감소했다.
최근 인산가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CB를 통한 자금 조달마저 잠재적으로 오버행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이미 전환 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한 9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808원인데 최근 주가는 3000원을 훌쩍 넘기면서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대규모 엑시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은 이미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전환권이 행사된 주식은 총 240만440주로 총 발행 주식 수(3238만3349주) 대비 약 7.41%에 해당한다. 이들 신주는 6월 20일부터 29일 사이 상장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