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체제 1년]취임 1년 산은 회장의 고민…'부산' 대신 '미래' 찾자①'임팩트' 있는 경영 비전 두고 장고…혁신성장 펀드 등 미래 산업 육성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3-06-19 08:12:52
[편집자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을 매듭지으면서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신속 매각' 방침을 실천했다. 다만 국정 과제로 손꼽았던 본점 부산 이전 작업이나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순손실에 따른 자본적정성 경고, 대한항공을 포함한 항공빅딜 마무리 등 산적한 문제들은 여전하다. 더벨은 강 회장의 지난 1년간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은 지난해 6월 7일 취임했다. 임기 1년 여가 지난 시점엔 대부분 CEO들은 기자 간담회나 기념사 등으로 한해를 반추한다. 역대 산은 회장들도 예외가 없었다.강 회장은 대내외 메시지를 내놓는 일정을 잡지 못했다. 부산 이전, 재무구조 악화 등 민감한 경영 현안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대한항공 빅딜 난항, 부산 이전을 둘러싼 내부 갈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거기에 한국전력공사(한전) 적자에 따른 산은의 재무 건전성 개선 작업도 쉽지 않은 과제다. 강 회장은 당장 풀기 어려운 현안 이슈보다 남은 임기 2년여를 끌고 갈 임팩트 있는 메시지 준비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아직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간담회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자 간담회 진행 관련해서는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나 강 회장이 마음을 정하지 못한 상태로 안다"며 "이목을 끄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민감한 사안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장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메시지가 없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경우 산은을 둘러싼 화두인 본점 부산 이전 논의 등 현안만 부각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직원들과의 갈등과 소통 부족 문제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산은이 최대주주(32.9%)로 있는 한전 적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도 질문이 집중될 여지가 많다.
강 회장이 어떤 경영 비전을 새롭게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미래산업 육성책이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서 강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세 가지 경영 목표 가운데 첫 번째다.
특히 산은은 올 들어 '혁신성장펀드'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산은은 올해 3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했고 정부도 3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9일 상반기 출자사업 위탁운용사 서류심사를 통해 41개 운용사 가운데 18곳의 운용사를 선정했다. 정부의 혁신성장금융 지원 정책 수행에서 산은이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강 회장은 올해 2월 혁신성장기업 대표자 초청 현장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1%를 책임지는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2차전지와 반도체, 원전 등 국가 주요 초격차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및 금융지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 회장이 공식적으로 간담회 자리를 가진 건 취임 후 두 번이다. 작년 9월 14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건 국정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고, 반대하는 직원들과의 소통과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간담회는 재차 열렸다. 작년 9월 26일 산은은 강 회장 주재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들고 있던 대우조선 지분 55.7%였다. 한화그룹은 지분 55.7%를 약 2조원에 사들였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현재까지 강 회장은 대내외 메시지를 내는 간담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달 중으로 취임 1주년 간담회를 개최한다면 마지막 간담회 이후 약 8개월 만에 기자들을 대상으로 공식 메시지를 내게 된다.
역대 산은 회장들은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를 거르는 법이 없었다. 이동걸 전 회장도 2018년 9월 11일 취임 1주년 당일 열린 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헐값 매각, 밀실 매각이라고 주장했는데 매각 과정을 어떻게 공개하느냐"며 "이럴 때 언론도 비판의식을 지니고 기사를 써달라"며 자신의 주관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전 회장은 5년간의 재임 기간 중 모두 10차례의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취임 간담회, 취임 1주년 간담회는 물론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등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긴급 간담회를 수차례 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념행사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아직 없다"며 "아직 강 회장이 산은 내부에서 취임 1주년과 관련해 강조한 메시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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