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뉴 거버넌스 시동]7인의 사외이사 후보, 키워드는 '전문성·독립성'②주주 추천 이사 3명 포함, AI·ESG·기업가치 전문가 눈길…보수정권 관료 출신 인사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3-06-15 10:54:02
[편집자주]
KT가 외풍에 무너진 지배구조 재건에 나선다. 대외적으로 신뢰받는 지배구조 체계를 만들기 위해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꾸리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정관상 CEO 자격 요건과 이사회 구성도 바꾼다. KT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실효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7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군을 공개했다. 그중 3명은 주주의 추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사회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 권익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말 이사진이 구축되면 차기 CEO 선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이사진은 전반적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꾸렸다는 평가가 따른다. 특히 AI나 ESG, 기업가치 부문 전문가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무게감을 더했다. 다만 과거 보수정권에서 관료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포함돼 독립성 측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달 신규 이사진 출범 예정, 각계각층 전문가 포섭
KT는 최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해 총 7인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앞서 KT 이사회는 기존 후보풀(pool)에 외부 전문기관과 주주 추천을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했다. 사추위에서 사내이사를 배제하고 심사 과정에서 독립적인 인선자문단을 활용하는 등 관련 규정도 개정했다.
사추위가 후보군을 구성하고 두 차례에 걸쳐 인선자문단의 후보 압축 작업을 거쳤다. 이어 사추위 최종 심사를 거쳐 오는 30일 개최될 제1차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할 7인의 사외이사 후보를 결정했다.
△곽우영(前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現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現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前 환경부 차관) △이승훈(現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現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現 한림대 총장) 등 7명이 여기 해당한다. 그중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인사다.
곽우영 후보는 2010~2012년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부사장)을 거쳐 2012~2015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30년 넘게 통신, 단말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 경험을 갖춘 IC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무선통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드카 분야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 KT가 보유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AI 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철 후보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방송, 통신,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전략, 정부 규제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에 대해 연구를 수행해 왔다.
민·관·학·연을 두루두루 경험한 학자로 통한다. KT 이사회는 그가 기업, 학회, 연구기관, 정부 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리스크·규제 분야에서 KT의 기업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윤종수 후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이사와 한국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어 ESG 전문가로 이름을 올렸다. 과거 환경부 차관 출신으로 UN지속가능발전센터 원장도 지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지속가능발전 분야 전문성을 활용해 KT의 ESG 중심 경영 추진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승훈 후보는 KT의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줄 인사로 통한다. UBS, JP모건 등에서 시장전략가,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고 SK그룹에서는 IR과 M&A 등을 담당하는 임원을 지냈다. 현재는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로 근무하고 있다. 금융과 산업계를 아우르는 재무 분야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KT가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기업으로 인식되도록 해 기업가치 평가를 획기적으로 높여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프리미엄 주주가치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승아 후보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경영전략과 협상 분야 학계 전문가다. 국제경험을 토대로 학계와 산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KT의 비즈니스 파트너십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KT의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을 토대로 한 전략 수립과 추진에 기여할 계획이다.
최양희 후보는 ICT·미래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일하다 2019년에는 서울대 AI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멀티미디어, 이동통신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개인공로상, 백남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현재는 한림대학교 총장이며 학교에 AI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편 KT는 신규 사외이사 임기를 2년과 3년으로 나눴다. 곽우영·김성철·이승훈 등 후보자 3명은 임기 2년을, 나머지 4인의 후보는 3년 임기를 받을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사외이사 7명을 새로 한 번에 선임하는 만큼 임기가 동일하면 나중에도 동시에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며 "뉴 거버넌스 구축 TF와 사추위가 협의해 신규 사외이사 임기를 2년과 3년으로 배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권 인연 닿은 인사 포함…아쉬운 독립성, 외풍 고려한 현실적 판단
다만 KT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 독립성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따른다. 보수정권과 인연이 닿은 인사들이 포함되면서다.
김성철 후보는 현 정권 국무총리 직속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윤종수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을 지냈고 최양희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동안 KT의 이사회 구성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황창규 전 회장 시절 이사회 의장을 맡은 송도균 전 이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이강철·김대유·유희열 전 이사를 선임했다. 이들은 친노·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이들 사외이사는 KT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올 초 주주총회 전에 이들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에 선임한 사외이사들 역시 추후 정권이 바뀔 시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기존 지배구조 체제가 외풍에 무너진 만큼 현 정권과 코드를 맞추는 게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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