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16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21조6695억원.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합산 기업가치다. 엔터4사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치면 시총 15위 기업을 위협할 정도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합산 기업가치가 10조원대였던 것과 대비된다. 국내 인기가수가 빌보드에 입성하지 못하면 허전할 만큼 케이팝(K-pop)의 문화적 위상도 높아졌다.“중년 아저씨가 근엄한 표정으로 아이돌 앨범 판매량을 회의에서 물을 때면 웃긴데 웃을 수가 없다”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말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애들이나 좋아하는 딴따라’로 치부하기에 더이상 엔터사를 빼놓고 주식과 문화를 논할 수가 없다.
그러나 엔터사의 대응은 어떤가. 전세계에서 활약한다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엔터사의 시장과 소통은 미숙하다는 혹평이 나온다.
특히 IR이 그렇다. IR은 '인베스터 릴레이션스'(investor relations)의 약자인데 문자 그대로 기업이 주식과 사채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투자홍보 활동을 의미한다. 분기별로 진행하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 가장 잘 알려진 IR 활동이다. 기업과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한 장이자 그간의 경영성과를 보여줄 기회의 장이다.
IR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평가할 만한 엔터사는 사실상 하이브밖에 없다. 하이브는 일찌감치 컨퍼런스콜 일정을 공시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나서서 IR을 주도한다. 접근성도 가장 좋다.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는 기본이고 언론과 일반 주주까지 컨퍼런스콜을 들을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CFO를 맡았던 대표이사가 컨퍼런스콜에 직접 나섰을 뿐 아니라 이번에는 실적발표 스크립트도 공개했다. 특이점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투자자,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한다는 점이다. 컨퍼런스콜 등 전통적 IR은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주주와 소통 방식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JYP엔터테인먼트, 특히 YG엔터테인먼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분기보고서 제출 시점에 맞춰 컨퍼런스콜을 열기라도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아예 컨퍼런스콜조차 진행하지 않는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실적 발표 직후 IR 담당 리더가 투자자의 질의에 대해 전화통화로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IR은 기업의 자유다. 그러나 자유와 투자자의 권리가 상충하는 지점은 반드시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사랑을 받아 많은 돈을 끌어모을 때 그렇다. 많은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가 공인에 버금가는 의무를 부여받는 것처럼 엔터사도 사기업이지만 더 이상 정보를 꽁꽁 감춰둘 수만은 없어졌다. 사랑받는 기업으로서의 책무, 글로벌 문화기업으로서 품격이 IR로 드러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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