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노트]'고유가 순풍'에 태광 보유고도 최대로 늘렸다①이달 8%대 지분 확보, 14년째 장기투자 인연
김소라 기자공개 2023-06-22 08:19:29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국민연금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하지만 국내주식, 그 중에서도 코스닥 시장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도 견실한 성장성을 보인 코스닥사는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간다. 더벨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광역시에 거점을 둔 금속관이음쇠 제조사 '태광'은 국민연금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왔다. 2009년 연기금이 처음으로 5%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린 뒤 햇수로 14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연기금 지분은 꾸준히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주요 국면마다 보유분을 전량 매도해 차익을 회수하는 과감함도 보였다.국민연금은 올해 기준 보유분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한 양적완화 흐름에 맞춰 지분을 전량 처분한 후 지난해부터 다시금 매입 행보를 나타냈다. 당해 고유가 바람을 타고 정유·화학 시장에 활력이 돌면서 태광도 직접적으로 수혜를 누렸다. 국민연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분을 차근차근 늘렸다.
국민연금은 이달 기준 태광 지분 213만3613주(8.0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유분을 현재 수준까지 늘린 후 올해는 뚜렷한 지분 변화가 없는 상태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3대 주주 지위에 있다. 최대주주인 '대신인터내셔날'과 윤성덕 대표에 이어 지분이 가장 많다.
태광은 1965년 설립된 산업용 관이음쇠 제조사다. 주로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저장·공급시설)을 짓는 건설사나 LNG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통상 고유가 상황일수록 신규 공사 등 프로젝트 수요가 늘어나는 패턴을 보인다. 그렇다 보니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고유가 흐름이 최근 영업 전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광 관계자는 "2013년도 당시 유가가 폭락한 후 석유화학, 정유, 조선, LNG, 발전 등 유관 산업이 저조한 상태로 장기간 이어져 왔는데 근 10년만에 시장이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며 "마침 산업 플랜트의 경우 주로 10년 주기로 교체나 확장 등 리뉴얼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근래 국민연금 측에서 지분을 더 늘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태광은 가시적인 영업 성과를 거뒀다. 당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35% 증가한 24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54억원으로 1년새 3배 넘게 증가했다. 미국과 중동 지역에서 LNG 프로젝트 투자가 늘면서 신규 수주분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LNG 선박과 터미널 발주 등이 고르게 증가했다. 카타르의 노스필드 이스트나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진행되는 LNG 터미널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태광 연결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10%p 상승한 18.16%를 기록했다. 2019년 당시 영업이익률(1.52%)과 비교하면 수익성 면에서 3년만에 12배에 달하는 성장을 거둔 셈이다. 가장 큰 배경으론 해외 매출 확대가 꼽힌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70~80% 수준까지 끌어올린 덕에 선별 수주 역량 확보가 가능했다. 아울러 공정 자동화를 통한 매출원가 절감 노력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태광 관계자는 "해외 거래처 다변화로 납품 단가가 낮은 수주 물량은 구분해서 받아오거나 조건이 좋은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등 취사 선택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영향이 컸다"며 "수출 비중이 크다 보니 외부적으론 환율이 높았던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10여년간 장기투자자로 보유 지분을 조절해왔다. 주요 변곡점마다 주식을 사고팔며 기민하게 대응했다. 특히 유가가 상승하는 흐름에 맞춰 지분을 전량 처분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였다. 이는 유가와 태광 주가 간 높은 상관관계를 띄어왔기 때문이다. 유가가 올라 비즈니스 전개에 속도가 붙고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는 때를 노려 차익을 회수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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