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아쉬웠던 보로노이, 상장 1년 만 '450억 유증' 카드 최대주주 김현태 대표 발행물량 100% 청약 예고, '1대 0.2무증'도 더하며 흥행 몰이
최은수 기자공개 2023-06-21 13:10:2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07: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입성 만 1년을 앞둔 보로노이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작년 제약·바이오 섹터의 IPO 침체 속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공모가를 책정하며 자금 조달 전략에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이번 유상증자로 상장 후 지출한 R&D 비용 및 가용 유동성을 고려하면 최소 3년 치의 임상 체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동안 라이선스 아웃 등 성과를 더해 '코스닥 1호 유니콘'을 꿈꾸던 수준으로 체급을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삼은 모습이다.
◇주당 0.1주 신주 발행으로 총 450억… 흥행 키워드 '최대주주 전량 청약+무증'
보로노이는 19일 총 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주당 3만4950원에 신주 128만7600주(보통주)가 발행된다. 발행비율은 구주 1주당 신주 약 0.1주다. 작년 6월 24일 상장한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1년이 채 되기 전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오는 9월 13일이다.
이와 더불어 무상증자도 단행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1주당 0.2주의 비율로 무상 신주를 배정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유상증자에 제약바이오 섹터에소 호재로 해석되는 무상증자를 더하며 유증 흥행을 노리는 모습이다. 무상증자 신주 배정은 대금 납입 후 2영업일 후인 15일로 예정했다.
최대주주인 김현태 보로노이 경영 부문 대표(38.85%)는 일찌감치 배정주식 전량에 청약 의사를 밝혔다. 발행가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상발행가액(3만4950원) 기준 김 대표는 약 18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51만6207주를 배정받는다. 보유자금 및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전액 VRN11와 VRN10 등의 임상·R&D 자금에 투입한다. VRN11은 타그리소 처방 후 발생한 내성인자 C797S를 타깃하는 경구용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0은 HER2 TKI 저해제로 개발 중이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글로벌 임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번 대규모 조달로 임상 체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김 대표가 100% 청약 참여를 확약하면서 코스닥 기업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가운데선 손꼽히는 규모의 개인 참여금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PO 국면서 아쉬웠던 임상 자금 조달… 이른 시기 유증 카드로 만회
이번 유증은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을 위한 체력 확충의 목적이다. 보로노이는 2건의 글로벌 임상에 물질을 진입시키는 과정에서 기술이전(L/O)을 통해 임상 자금 부담을 줄였다. 다만 여전히 미래를 담보하기엔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점이 문제였다. 올해 1분기 기준 보로노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00억원이다.
특히 IPO 과정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만족스럽지 못한 점은 보로노이가 이른 시기에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조달을 선택케 한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닥 '1호 유니콘 특례'를 노렸지만 증시 입성 과정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시면서 결과적으로 프리IPO에서 책정한 밸류를 밑도는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IPO 첫 도전에서는 공모가 밴드 5만~6만5000원, 상단 기준 시총 8700억원을 제시했으나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다. 2개월 뒤 진행한 두 번째 도전에서는 기존 대비 대폭 낮춘(4만~4만6000원) 공모가 밴드를 제시했음에도 결국 하단(4만원)에서 몸값이 결정됐다.
밴드 하단 기준 시총은 5055억원, 유니콘 특례상장 요건인 5000억원에 기업가치를 맞추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2021년 마무리한 25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 밸류)가 6246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17% 할인된 가치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IPO를 통한 조달자금은 최초 제시했던 공모가 상단 대비 절반 수준(520억원)으로 줄었다.
한편 2015년 설립된 보로노이는 실험실과 인공지능을 연계한 플랫폼 '보로노믹스'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 초기에 기술이전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인산화효소(Kinase)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표적치료제 개발 기술이 핵심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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