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Tracking]'상장 1년' 쏘카, 주가부진 타개 첫단추 'IR 업그레이드'①직접 주관, 증권사 주최 '투트랙 설명회'…'이익 증감요인 분석' 디테일 정보제공
박동우 기자공개 2023-06-26 07:29:37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5: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셰어링(차량 공유) 플랫폼 운영사인 쏘카가 증시에 상장한지 1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주가 부진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데 부심했고 경영진은 '투자자 소통(IR) 업그레이드'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양상이다.직접 주관, 증권사 주최행사 참여 등 투트랙(two-track)으로 설명회를 열어 주주 교류를 이어왔다. 영업이익 흐름만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익 증감 요인을 분석해 알려주는 등 '디테일(detail)'한 정보 제공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NH증권 '투자자 소통' 우군
쏘카 경영진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눈앞에 뒀던 2022년 7월부터 기업설명회 중요성을 인식했다. 당시 박재욱 대표, 이창재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이 동남아로 출국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계 보험사 매뉴라이프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접촉해 회사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알리는데 매진했다.
지난해 8월 코스피에 입성한 뒤에도 주주들과 소통 접점을 늘리는 과제는 부각됐다. 상장 이후 주식 가격이 공모가 2만8000원을 계속 밑도는 대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시장에 투자 매력을 뚜렷하게 어필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상장 이후 경영진은 증권사와 연계해 기업설명회를 실시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협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2월에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설명회 후원기관으로 미래에셋증권을 끌어들였다. 5월에는 미래에셋증권이 개최한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 행사에 쏘카가 참여했다.
NH투자증권 역시 IR 활동에 기여한 우군이었다. 쏘카는 이달 13일 NH투자증권 주최로 열린 '더 C 포럼 2023'에 참여했다. 국내 50대 기업과 연기금, 운용사 등 56개 투자기관이 교류하는 행사였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코퍼레이트데이, 분기 실적설명회 후원 등의 방식을 구사하며 주주 소통 노력에 탄력을 줬다.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외부에서 개최하는 설명회에 국한하지 않고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도 직접 주관했다. 기관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초청해 중장기 사업 계획을 알렸다. 주가 방향에 영향을 끼치는 주체들과 만나는 장을 수시로 조성하겠다는 목적이 반영됐다.
시장 참여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취지에서 유튜브 영상 중계 방식의 기업설명회도 시도했다. 올해 6월 한국거래소와 한국IR협의회의 도움을 얻어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가 직접 출연해 프리젠테이션(PT) 내용을 발표했다.
◇'변동비 제어' 강조, '회원총계→실질이용자' 무게추 옮겨
쏘카는 기업설명회 개최 방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만 그치지 않았다. IR 자료집에 기업 정보를 세밀하게 기술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손익을 제시하는 대목의 변화가 단연 돋보인다.
2022년 4분기 실적설명회 자료에는 분기별, 연도별 영업이익의 추이만 나타내는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실적설명회 PT 슬라이드에는 '영업이익 주요 증감 내역' 데이터를 추가로 삽입했다. 차량 1대당 매출 증가, 사업모델(BM) 수익성 개선 등에 따른 이익 증가액을 반영했다. 마케팅비·운영경비 확대에 따른 이익 감소분 역시 기재했다.
영업비용 항목은 '변동비 제어'에 초점을 맞춘 재무정책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작년 4분기 설명회 PT 화면에서는 매출 대비 변동비와 고정비의 비율 추이를 함께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설명회 자료집에는 고정비 비중이 사라졌다. 변동비를 구성하는 차량유지비, 사고비용의 전년 동기대비 증감율을 나타내기 시작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카셰어링 부문 지표 역시 풍성해졌다. 종래 IR 자료는 매출 이외에 회원 규모, 운영 차량 대수만 소개했다. 올해 1분기 실적설명회부터는 전체 회원 숫자 대신 △앱 순방문자(UV) △패스포트 구독자 지표를 나열하기 시작했다. 패스포트는 공유차량을 정기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를 뜻한다. 단순한 회원 총계로는 쏘카 모바일 플랫폼을 실질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오롯이 집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 데이터 제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주역은 정희문 IR팀장이다. 쌍용차 IR 매니저를 거쳐 SD바이오센서 IR팀장으로 1년여간 몸담은 이력을 갖췄다. 정 팀장이 쏘카에 합류한 시점은 2023년 1월로 현재 주주 소통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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