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인사 코드]경남은행, 숙원 과제 '디지털 강화' 위해 '외부인재' 영입③우리·BNK 거치며 IT 자생력 약화…여성 임원은 CCO 기용 패턴
최필우 기자공개 2023-06-30 07:41:14
[편집자주]
지방금융은 계파·학벌·연고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지방지주가 CEO 승계와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지방은행은 인사로 조직 문화를 혁신하려 하고 있다. 지방지주의 전신이고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창구인 지방은행에 그룹 개혁 성패가 달려 있다. 더벨은 지방은행 인사 체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은행은 숙원 과제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인재를 지속 영입하고 있다. 외환위기 여파로 우리금융지주 산하에 편입됐다가 다시 BNK금융지주 밑으로 이동하면서 전산 분야에서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다. 지금도 자체적인 디지털 전환보다는 그룹사와 전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여성 임원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여성 임원 수를 2명까지 늘렸으나 다시 1명으로 줄었다. 올해 여성 임원을 새로 배출하지 못한 탓이다. 경남은행은 여성 임원을 주로 금융소비자보호총괄(CCO)로 기용하고 있다.
◇'투뱅크' 둘째로 전산 주도권 상실 설움…CISO도 외부 의존
경남은행은 올해 이주형 상무를 디지털금융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김 상무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삼성카드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외부 출신 임원이다. 앞서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부산은행에서 디지털금융본부장으로 근무했고 올해 경남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남은행 IT 담당 임원은 전통적으로 외부 인사의 몫이었다. 2012년 KB국민은행 전산정보그룹 부행장을 지낸 김흥운 전 부행장보가 초대 IT본부장을 맡았다. KB국민은행은 옛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양행 전산 통합을 경험한 디지털 전문 임원을 다수 배출했다. 경남은행은 김 전 부행장보 영입으로 선진 금융 노하우를 흡수하려 했다.
당시 경남은행은 타행과 비교해 디지털 경쟁력이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환위기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뒤 우리은행과 합병되는 수순이었다. 경남은행 구성원들의 반발로 합병이 무산됐으나 언제든 통합 가능성이 다시 재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전산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긴 어려웠다.
우리금융 민영화 일환으로 경남은행 매각설이 구체화될 즈음 IT 분야 투자가 본격화됐다. 우리은행과 관계 없이 전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 전산 경쟁력을 갖출 필요도 있었다. IT 자생력이 부족한 경남은행은 김 전 부행장보를 영입해 차세대시스템을 안착시켰다.
경남은행의 BNK금융 합류한 이후에는 최우형 부행장보가 오랜 기간 디지털금융본부장을 맡았다. 최 상무는 2018년 취임해 5년 넘게 재직했다. 같은 그룹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공존하면서 생기는 전산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이 상무도 최 부행장보의 뒤를 이어 부산은행과의 전산 통합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전산과 떼 놓을 수 없는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도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출신인 배진호 상무가 올해 CISO를 맡았다. 배 상무의 전임자도 그룹 외부에서 영입했다. 금융감독원 정보화전략실장 출신인 소현철 전 상무가 CISO로 재직했다.
◇여성 임원 '2→1명' 감소, 올해 신규 임원 '0명'
경남은행은 2019년 이후 최소한 1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기용하고 있다. 2021~2022년 여성 임원 숫자가 2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으나 올해 1명으로 줄었다. 올해 새로 임명된 여성 임원은 1명도 없었다.
경남은행 최초의 여성 임원은 이정원 전 상무다. 이 전 상무는 경남대학교 무역학과 출신이다. 입행 후 잇따라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강한 학구열을 자랑한다. 그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WM사업부장, 동부영업본부장을 거쳐 WM고객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임원 4년차인 2022년에는 CCO(금융소비자보호총괄)를 맡았다.
김양숙 상무가 여성 임원 계보를 잇고 있다. 이 전 상무가 박사 인력이라면 김 상무는 고졸 행원으로 입행해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영업력을 인정받아 반송동지점장, 명곡지점장, 해운대지점장을 거쳐 서부영업본부장에 올랐다. 2022년에는 이 전 상무와 마찬가지로 CCO로 자리를 옮겼다.
여성 임원 명맥이 끊긴 타 지방금융과 달리 기용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분야를 다양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소비자보호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 인력을 양성해야 탄탄한 인력풀을 갖출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