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TS트릴리온, 이전상장 3년 만에 쪼개진 경영권①2020년 코스닥 입성 이후 줄곧 적자…복수 투자자들 지분 취득하며 사업 향방 '안갯속'
서하나 기자공개 2023-06-29 08:22:3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샴푸 제조사 TS트릴리온이 코스닥 이전상장 3년 만에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 창업주인 장기영 대표이사(이하 장 대표)가 상장 이후 줄곧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지분 매각을 택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다만 새 주인에 오르는 주체가 복수의 투자자들로 구성돼 경영권 매각 이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TS트릴리온의 최대주주인 장 대표는 최근 경영권을 포함한 구주를 약 3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1700만주), 에이스파트너스(1360만주), 해승아이앤씨(470만주), 알이에스(470만주) 등 총 4개 법인이 1주당 750원에 주식을 양도받는 내용이다.
9월 7일 잔금 납입이 마무리되면 TS트릴리온의 최대주주는 제이유홀딩스로 변경될 예정이다. 앞서 TS트릴리온은 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신주 발행가는 639원, 신주 3129만8904주를 발행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기존 9444만7625주였던 발행주식 총수는 1억2574만6529주로 늘어난다.
이번 경영권 매각의 배경은 2020년 12월 코스닥 상장 후 2년 연속 적자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탓으로 풀이된다. TS트릴리온은 2020년 12월 하이제4호스팩상장과 스팩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2017년 12월 탈모 완화에 효능이 있는 천연복합물 소재 개발 등으로 기술력을 입증해 코넥스에 상장했다. 3년 만에 화려하게 코스닥행을 택했지만 다시 또 3년 만에 최대주주가 바뀌는 큰 변화를 겪게 됐다.
TS트릴리온은 장 대표가 2007년 탈모 전문 샴푸인 TS샴푸를 출시하면서 설립됐다. 장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고민이었던 탈모 걱정을 덜기 위해 2001년부터 발모제 사업 등을 진행하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TS샴푸를 개발했다. TS샴푸는 고가의 성분을 아끼지 않고 넣는다는 장 대표의 신념 아래 국내 인지도와 점유율 면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TS트릴리온은 최근 몇년간 트로트 가수 임영웅, 축구선수 손흥민, 가수 지드래곤 등 대형 광고 모델을 잇달아 기용하며 늘어난 광고선전비에 시달렸다. 또 홈쇼핑 등 판매 채널의 높은 판매수수료가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TS트릴리온은 지난해 매출 629억원, 영업손실 58억원, 순손실 102억원 등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매출 499억원보단 약 130억원가량 늘어난 실적을 냈지만 68억원이던 순손실 규모가 34억원가까이 불어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2020년에도 순손실 23억원을 내 3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193억원에 이르렀다.
최근 몇 년간 적자에 시달리면서 TS트릴리온 곳간도 점차 비어갔다. 2020년 말 연결기준 62억원이던 현금성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말 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82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 규모는 416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104.6%였던 부채비율은 309.5%로 악화했다.
이번 경영권 매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TS트릴리온의 새 주인들이 복수의 투자자로 구성됐단 점이다. 제이유홀딩스는 지난 4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정창호·김제태 대표가 각각 지분율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는 2020년 3월 설립된 경영컨설팅 법인이다. 위영수 대표이사가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새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 파주 일대 부동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TS트릴리온은 2021년 3월 자체 물류창고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 파주 연다산동 일대 토지 약 3만5000㎡와 연면적 194㎡짜리 건물을 260억원에 매입했다. 장 대표가 경영권 매각 전부터 투자자들에게 부지를 매각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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