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지금]함영주의 리딩금융 도전, 선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①'UBS운용 인수·초대형 IB 진출' 가시권, 은행 '1등 DNA' 이식 특명
최필우 기자/ 남준우 기자공개 2023-07-03 07:10:49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 순이익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리딩뱅크' 칭호는 얻지 못했다. 신한, KB와 비교해 비은행 체급이 낮아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를 의식해 분야별로 1등에 도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직 보험과 카드의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하나증권은 비은행을 이끌 사실상 유일한 계열사다. 더벨은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중심에 있는 하나증권의 전략과 비전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 최고인 회사가 몇개나 되느냐."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올초 신년사로 던진 화두다. 그룹 구성원들은 이 질문을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질타로 받아 들였다. 그룹 맏형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함 회장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더 구체적인 주문을 담아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독려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 시점에서 하나증권은 업계 상위권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그룹 내 유일한 비은행 계열사다. 지주의 막강한 지원으로 국내 증권사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자본 규모를 갖췄다. 이젠 자본력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함 회장의 믿을맨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사진)는 그 선봉에 있다.
◇하반기 핵심 아젠다 '비은행', '맹주' 증권에 이목집중
하나금융은 이달 말 전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월 있었던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논의된 기본 틀을 유지하되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핵심 아젠다로 다뤄질 것으로 전해진다.
비은행 파트가 논의 중심이 된 건 은행과의 현격한 위상 차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 1분기 4대 시중은행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2분기에도 대출자산 성장세 측면에서 타행을 압도해 1위 수성이 유력하다. 2015년 외환은행과의 합병 완료 이후 담금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이 궤도에 오르면서 이젠 비은행 체급을 높이는 방향으로 그룹 방향키를 틀 때가 됐다. 그 중심에는 하나증권이 있다. 하나증권은 그룹 내에서 하나은행에 이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계열사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맹주 격이다. 보험, 카드 등이 업계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하나증권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을 후보다.
당장 하반기에 굵직한 현안을 마주한다. 하나증권이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데 이어 경영권 인수를 매듭지어야 한다. 오랜 기간 이어 온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의 자산관리 분야 협업에 마침표를 찍는 일이다. 그룹 자산관리 전략 새판을 짤 수 있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초대형 IB 진출도 가시권에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8~2022년 하나증권 유상증자에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4조원대였던 외환은행 인수 딜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단일 계열사로 유입된 것이다. 그만큼 하나금융은 증권업 경쟁력 강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지주 부회장을 맡고 있는 강 대표가 하나증권을 이끌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강 대표는 함 회장이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장을 맡았을 때부터 호흡을 맞춘 사이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함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증권업 경험은 없지만 함 회장의 코드에 맞춰 하나증권을 경영하고 대소사를 챙길 적임자다.
◇리테일·IB·S&T 균형 목표…그룹 시너지 시발점 '자산관리'
함 회장이 강 대표에게 내린 특명은 '1등 DNA' 이식이다. 당장 모든 계열사가 1등에 도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일단 특정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다른 영역에서도 1등에 도전할 발판이 생긴다는 게 함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1등의 존재가 조직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 1등 도약에 일조한 강 대표가 증권 대표에 취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 대표는 궁극적으로 리테일, IB(투자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닝) 분야에서 골고루 경쟁력을 갖추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증시가 침체에 빠지거나 부동산 업황이 흔들리더라도 하나증권 전체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그 시작은 리테일이다. 하나은행은 국내 최고 수준의 프라이빗뱅킹(PB)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하나증권도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브랜드 '클럽원(Club1)'을 만든 경험이 있다. 증권 거래 수요가 있는 하나은행 고객들이 하나증권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리테일 채널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IB도 예열 중이다. 그간 부동산 딜에 주력했다면 이젠 기업금융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나은행이 기업대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하나증권도 트랙레코드를 쌓아야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주 부회장이 하나증권 대표를 겸하는 체제가 유지되는 건 그룹 차원에서 증권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룹 CEO의 신임을 받는 대표가 취임한 만큼 재임 기간 동안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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