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운더 등판' 와이더플래닛, 만년적자 '구원투수' 될까 정수동 CTO 공동 대표체계 구축, '넉넉한 곳간' 활용은 미지수
김소라 기자공개 2023-07-10 07:53:3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9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마케팅 기업 '와이더플래닛'이 경영구조 변화에 나섰다.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대표이사 체제 재조직에 돌입했다. 이는 영업 등 실무적인 행보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지난 몇 년간 경기 악화에 따른 광고 시장 위축으로 영업실적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려는 모습이다.넉넉한 곳간은 믿을 구석으로 꼽힌다. 와이더플래닛은 올 1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이 470%에 이른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재무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만큼 현금 유동성 면에선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사채권자의 메자닌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가능성이 있어 실제 활용도엔 의문이 따른다.
와이더플래닛은 2인 대표이사 체계를 꾸렸다. 지난 28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정수동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구교식 대표 단일 지배체계는 정 신임 대표와 함께 공동 지배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같은 변화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졌다. 정 신임 대표는 CTO로 온라인 광고 서비스 개발을 총괄해왔다. 고객사 요구에 따른 커스터마이징(맞춤화) 및 솔루션 개선 작업 같은 일선 업무도 정 신임 대표가 도맡아왔다. 이를 통해 그는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영업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영업 등을 두루 익혔다. 정 CTO가 신임 대표로서 향후 개발과 영업 조직을 한데 아우르며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읽히는 이유다.
와이더플래닛 관계자는 "CTO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영업, 고객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보다 유연히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 대표이사 체계를 갖춘 것"이라며 "재무적 측면의 분위기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 구축을 계기로 경영진간 업무 분담도 보다 균형있게 이뤄질 전망이다. 와이더플래닛 창업자로 13년 가까이 경영 운전대를 잡아 온 구교식 대표는 마케팅 영역에서 백그라운드를 쌓아왔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경영학과 졸업 후 한샘과 카카오에서 마케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와이더플래닛을 설립했고 대표이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정 신임 대표의 선임으로 기술과 비즈니스 측면의 활동이 보완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신임 대표는 이미 와이더플래닛 내에서 주요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내부에서 코파운더(공동설립자)로 통한다. 엄밀히 따지면 정 신임 대표는 법인 설립 1년 뒤인 2012년 초 합류했지만 와이더플래닛 창업 전부터 구 대표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공동대표는 2004년 인터넷 검색 포털 '야후'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는 2010년 와이더플래닛 설립으로까지 이어졌다. 실질적인 지배력도 비슷한 수준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구 대표와 정 신임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106만8376주(15.47%), 105만4288주(15.26%)다.
와이더플래닛은 현재 다각도로 생존을 위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올초 진행한 사업구조 정리가 대표적이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아이비엘'을 인수 1년여만에 떼어냈다. 영업손실이 크다 보니 연결 법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초기 매입가 보다 낮은 가격에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 손실도 감수했다.
당장 넉넉한 현금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와이더플래닛은 올 1분기 말 기준 317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1년 1월 IPO(기업공개) 당시 수혈한 공모자금 잔여분과 당해 8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모집한 350억원 등이 바탕이 됐다.
다만 사채 풋옵션 청구 시나리오에 따른 리스크는 따른다. 현재 주가(28일 종가 기준 5150원)가 CB, BW 전환가액(1만9600원) 대비 낮다 보니 사채권자 측의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이 있다. 풋옵션 청구 가능 기한은 올해 12월부터다.
와이더플래닛은 적자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2018년부터 지난 5년간 계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이 기간 매출액도 290억~350억원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유보율(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자본금)은 67%로 전년대비 500%p 넘게 하락했다. 2021년 초 IPO를 계기로 자본유보율이 수직상승했으나 영업적자에 따른 결손금 누적으로 이를 깎아먹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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