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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OLED 밸류체인]'마스크 인장기' 힘스, 6일 수주금만으로 작년 매출 '초과'①기술 경쟁력 바탕 삼성디스플레이에 단독 공급, 생산 능력 확대로 '빅사이클' 준비 돌입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05 08:24:03

[편집자주]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수세에 몰렸던 'K-디스플레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 채택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확정 지으며 관련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상태, 지배구조 등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힘스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작년 매출을 초과하는 신규 장비 수주를 따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실상 주력 분야에서 경쟁자가 없다고 자부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신규 시설 투자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며 빅사이클(호황기)을 누리기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한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장비 발주 시작, 경기도 평택시 시설 투자 결의

힘스는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 까지 삼성디스플레이와 총 4건의 굵직한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총 375억9600만원 규모로 작년 매출의 19.2%를 초과한 금액이다. 영업일 기준(5월 29일 대체공휴일 제외) 6일 만에 내년 일감까지 대거 확보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결의한 8.6세대 IT용 OLED 라인에 맞는 마스크 인장기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 등 대형 패널사의 IT용 OLED 패널 투자가 결정된다면 수주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수주를 앞두고 힘스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를 결의했다. 지난 4월 10일 평택도시공사와 162억원 토지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 1만5530평 규모의 토지를 분양 받았으며 2025년 6월 13일까지 잔금을 치르면 거래가 종료된다.

앞서 사업보고서를 통해 구 고객사가 위치한 충청 지역에 새로운 신축 공장을 검토한다는 의견을 밝힌 후의 행보인만큼 삼성디스플레이 수주 대응을 위한 설비 투자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충남 아산 지역의 토지를 검토한다고 지역을 구체화 시켰는데, 거리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평택 산업단지를 새로운 생산 기지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힘스는 OLED 마스크(Mask) 인장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2006년 삼성SDI와 OLED 장비에 대한 협력 개발 이후 2009년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장비를 납품하면서 성장했다. OLED 장비 매출 비중이 80%를 넘는 주력 사업이다. 힘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OLED 마스크 인장기 부문에서 실질적인 경쟁업체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레퍼런스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OLED 마스크 인장기는 OLED 생산 공정 중 색을 내는 RGB 패턴 증착을 위한 FMM(Fine Metal Mask)을 정확한 위치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FMM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얇은 메탈 마스크인데 이를 기판 위에 올려두고 구멍사이로 유기물을 떨어뜨려 화소를 형성하는 것이 증착공법이다. 픽셀 밀도를 높이는 고PPI(Pixel Per Inch) 구현을 위해 FMM의 중요성의 커지고 있다.

◇업황에 따라 변동성 큰 실적, 1분기도 적자 지속

힘스는 주력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2016년~2017년을 기점으로 OLED 분야 투자를 축소하며 실적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자 중국 공략에 나섰다. 중국 내 중소형 OLED 상위 메이커인 비전옥스, 티엔마, CSOT에 마스크 인장기를 납품하며 2020년에는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연결 기준 매출 106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50억원에 육박했다.


중국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신공장 투자가 주춤해지며 실적이 반토막이 났다. 2021년 연결 매출 505억원, 영업손실 43억7118만원을 기록했다. 샤멘 티안마와 약 163억원 규모의 OLED 장비 공급계약 체결을 했지만 업황 악화에 따른 투자 축소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는 매출이 더 줄고 영업 적자폭도 확대됐다. 매출 315억, 영업손실 132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는 지속됐다. 24억원의 매출에 4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 줄고 영업적자는 두배 늘었다.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반도체 신규 장비를 신사업으로 준비하는 등 매출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재개로 올해는 주력 사업인 OLED 장비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힘스와 거래 관계가 있는 중국 대형 패널사들도 중소형 OLED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6세대용 마스크 인장기 공급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공급사를 빠르게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장비사들의 매출 인식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제작 진행 상황을 기준으로 매출을 분기별로 잡았다. 2018년 적용된 국제회계기준 IFRS 수익인식에 따라 장비 완성을 기준으로 잡는다.

계약 완료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기존 수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11억1300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내년 1월 말이 납기인 OLED 장비 잔고가 270억5700만원이다. 향후 수주 잔고와 매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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