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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디스플레이 생태계]힘스, 삼성D 인장기 '단독' 공급…중국도 기대⑤QD디스플레이 장비 연내 발주 전망…비전옥스와 지난해 매출 초과하는 계약 맺어

이정완 기자공개 2019-11-07 08:26:30

[편집자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LCD 시대가 저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세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실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전자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견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은 시대 흐름 변화에 맞춰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아예 도태되기도 한다. 대격변을 앞둔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힘스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유기물 증착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단독 공급하는 회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0일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대한 총 13조10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소형 OLED 라인에 판매하던 장비를 이르면 연내 대형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힘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중소형 OLED 장비 거래를 2006년부터 진행했다. 장비업계를 통해 힘스의 대형 QD디스플레이 증착장비 공급이 알려진만큼 연내 삼성디스플레이의 발주가 시작되면 힘스의 매출 상승도 덩달아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인만큼 정확한 공급 시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라인 조정 시점에 달려있다. 힘스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사안은 없다"며 "삼성과의 거래는 10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스는 OLED 마스크(Mask) 인장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OLED 마스크 인장기는 OLED 생산 공정 중 색을 내는 RGB 패턴 증착을 위한 FMM(Fine Metal Mask)을 정확한 위치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FMM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얇은 메탈 마스크인데 이를 기판 위에 올려두고 구멍사이로 유기물을 떨어뜨려 화소를 형성하는 것이 증착공법이다. 픽셀 밀도를 높이는 고PPI(Pixel Per Inch) 구현을 위해 FMM의 중요성의 커지고 있다.

FMM
FMM을 이용한 OLED 증착 공정(제공=삼성디스플레이)

힘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해당 장비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힘스는 2006년 6월부터 삼성SDI와 손잡고 OLED 관련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해 2009년 2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관련 장비 납품을 개시했다.

힘스가 처음부터 디스플레이 장비에 전념했던 것은 아니다. 힘스 창업자인 김주환 대표는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4명의 동업자와 함께 1999년 회사를 설립했다.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아남산업 반도체기계사업부에서 1986년부터 1995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비스텍에서 사업부장을 맡다가 힘스를 세웠다.

김 대표가 반도체 장비 업체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힘스 창업 초반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주로 생산했다. 2000년대 초반 LCD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장비 업체도 함께 수혜를 입었으나 힘스는 당시 반도체 장비에만 전념하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이 시기 LCD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을 교훈 삼아 2000년대 중반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전환기에 적극 해당 사업에 진출하자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현재 힘스가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는 일부 검사 장비(Pellicle 검사기, AOI 검사기)이다. 현재는 OLED 마스크 공정과 글라스 공정 장비가 주력 제품이다.

힘스가 디스플레이 장비 기술력을 다져온 덕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7년 10월 중소형 OLED 최초 양산에 시작했는데 양산 초기 단계에는 아이리버 PMP 등에 쓰이며 대중화를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OLED 기술이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 6월 삼성전자가 애니콜 햅틱 아몰레드폰을 출시했을 때인데 힘스도 이 무렵 장비 납품을 시작하며 관련 매출을 본격화했다. 2010년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가 흥행하며 힘스도 매출을 키울 수 있었다.

힘스가 매출 증가를 본격화한 시기는 2016~2017년이다. 힘스는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OLED A3 라인의 OLED 마스크 인장기를 독점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매년 10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CAPEX)을 실시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덕에 힘스의 2016년 매출은 509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500% 상승했다. 2017년에는 수익성이 더욱 높아져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각 80%, 136% 높아진 914억원, 1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했다. 이 시기 OLED 장비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였다.

힘스

힘스는 중국 업체와 활로도 뚫고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중국향 장비 판매가 최근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본격적인 QD디스플레이 장비 발주 전까지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매출이 회사 실적에 큰 부분을 기여할 전망이다. 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회사 매출 451억원 중 수출이 314억원으로 70%를 차지했다.

지난 21일 힘스는 비전옥스(Hefei Visionox Technology Co., Ltd.)와 356억원 규모의 OLED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공급 계약도 맺었다. 계약금액이 지난해 매출 전체였던 355억원보다 크다. 매출이 커 주식 매매 거래 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계약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보다 크며 100억원 이상인 경우 공시 시점부터 30분간 매매거래를 멈춘다.

중국 시장 추가 수주 기대감도 크다. 힘스 관계자는 "중국 중소형 OLED 장비 판매 늘리기 위해 많은 회사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스는 중국 우한 티엔마(Tianma) 6세대 중소형OLED 2기 라인에도 OLED 마스크 인장기 장비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힘스의 올해 매출을 800억원으로 전망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국 판매 덕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2019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디스플레이 4대 기업인 BOE, GVO, 티엔마, 차이나스타(CSOT) 투자 중 힘스 장비 점유율이 60%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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