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삼성 투자 받은 사피엔반도체, '속전속결' 예심 청구삼성디스플레이 고객 확보…하나증권, 내년 초 스팩 만기 앞두고 합병기업 '발굴'
이정완 기자공개 2023-07-06 07:47:26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구동 반도체 전문 기업인 사피엔반도체가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달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뒤 곧바로 스팩(SPAC) 합병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올해 들어 IPO(기업공개) 비즈니스를 활발히 키우고 있는 하나증권은 스팩 합병 실적을 한 건 더 추가하게 됐다. 사피엔반도체와 합병 예정인 하나머스트7호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기 3개월 전에 합병 대상을 찾았다.
◇삼성벤처투자, 지난달 60억 투자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피엔반도체는 최근 하나머스트7호와 합병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스팩 소멸합병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사피엔반도체와 하나머스트7호의 합병비율은 1대 0.11 수준이다.
소멸합병 방식이므로 합병 후 사피엔반도체가 남고 하나머스트7호는 사라진다. 절차대로 합병이 진행된다면 오는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중순 합병을 마치게 된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초다.
사피엔반도체는 지난달 초 삼성벤처투자로부터 마지막 투자를 유치한 뒤 3주 만에 스팩 소멸합병 예심을 신청했다. 삼성벤처투자는 보통주 유상증자 형태로 60억원을 출자했다.
사피엔반도체는 2019년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마지막 RCPS 주당 발행가액은 1만1740원이었는데 삼성벤처투자도 이와 동일한 가치로 투자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전략적 투자자(SI) 성격으로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해진다. 단순 투자가 아닌 장기적 관점의 협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탄탄한 협업 관계를 구축한 것이 투자 발판이 됐다.
사피엔반도체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출신인 이명희 대표가 2017년 세웠다. 마이크로LED 구동 반도체 설계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지금까지 110건 이상의 특허를 등록·출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는 2021년 증강현실(AR)용 주문형 반도체(ASIC) 공동 개발 계약을 맺어 지난해 상용화 제품을 확보했다.
사피엔반도체는 삼성전자 외에도 미국 메타(옛 페이스북), 프랑스 마이크로LED 전문 기업 알레디아(Aledia) 등과 협력 개발 계약을 맺고 있다. LG전자, 독일 오스람(ams-OSRAM) 등과도 신제품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유상증자로 증가한 주식 수를 고려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15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피엔반도체의 발행 주식 수는 447만448주였는데 51만주 가량의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었다. 회사가 보유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주식매수선택권 역시 전환·행사가 유력한 상황인 만큼 전체 발행 주식 수는 768만6456주로 계산됐다.
사피엔반도체와 합병 비율을 고려한 스팩 주식 수와 CB 주식 수는 각 46만7595주, 8만6479주다. 사피엔반도체 발행 주식 수와 스팩 관련 주식 수를 모두 합한 값에 주당 합병가액인 1만8409원을 곱하면 1517억원의 시가총액이 산출된다.
◇하나증권, 스팩 예심 결과 대기만 '5곳'
하나증권은 사피엔반도체를 통해 올해 스팩 트랙레코드를 하나 더 추가했다. 하나증권은 IPO 사업 확대를 위해 스팩 활용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5월 카메라 모듈 및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팸텍을 하나금융19호와 합병 방식으로 상장시켰고 스마트팜 기업 우듬지팜도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팩 소멸합병 예심을 청구해 둔 기업만 사피엔반도체를 포함해 5곳에 달한다. 지난 4월 비에스지파트너스를 시작으로 5월 레이저옵텍과 피아이이, 지난달 아토세이프의 예심을 신청했다.
특히 주목 받는 곳은 이차전지 검사 솔루션 기업 피아이이다. 피아이이와 합병하는 하나금융25호는 공모액이 400억원인 메가 스팩이다. 합병 후 예상 시가총액은 4900억원으로 역대 국내 스팩 합병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이차전지 사업 성장성을 바탕으로 높은 몸값이 매겨졌다.
사피엔반도체가 예심 승인 결과를 얻는다면 하나증권 입장에선 또 하나의 큰 수확이 될 전망이다. 2021년 상장한 하나머스트7호는 2024년 3월 청산을 앞두고 있었다. 존속기한 만기 6개월 전까지는 예심을 청구해야 하는데 일정대로라면 오는 10월까지는 합병 대상을 찾아야 했다. 만기를 앞두고 기업 발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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