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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KCGI, 첫 만남 가졌다...협상 '키맨' 면면은 양승주 부사장·임현철 부대표 대면, 추가 대화 여지 남겨…소송전 지속 예정

김경태 기자공개 2023-07-06 08:16:4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과 KCGI의 고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대면 미팅을 가졌다. 양측에서는 대표이사가 아닌 부사장급이 테이블에 나서며 '격'을 맞추기도 했다. 명확한 입장차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추가적인 협의의 여지도 남겼다. 다만 이번 대화와는 별개로 소송전은 지속할 방침이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과 KCGI는 지난달 29일 대면 미팅을 가졌다. KCGI가 올 3월 DB하이텍 지분을 매입하고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 등을 요구한 지 석 달 만에 이뤄진 첫 만남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대화에 나설 고위관계자의 격을 맞췄다. DB하이텍에서는 양승주 부사장이, KCGI에서는 임현철 부대표가 테이블에 앉았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대표이사)과 강성부 KCGI 대표는 미팅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서로 부사장·부대표 직급을 내세워 격을 대등하게 한 셈이다. 미팅에 나설 관계자의 직급에 있어서도 양측이 기 싸움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승주 부사장은 DB그룹의 핵심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삼성맨'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1987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테크윈에 몸담았다. 기획 및 사업관리부장, 미국법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1년에 DB메탈로 자리를 옮겼고 구매총괄 임원으로 일했다. DB하이텍에는 2017년에 합류했다. 구매물류팀장(상무)를 지낸 뒤 2019년 경영지원실장(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임 부대표는 강 대표 휘하에서 KCGI의 투자를 주도하는 베테랑이다. 그는 2004년 EY한영에서 회계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2009년 삼정KPMG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부터는 한국기업평가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LK투자파트너스 운용본부 이사로 약 4년간 일했다. 2020년 KCGI에 상무 직급으로 합류했다. 작년 2월에 전무, 올 2월에 부대표로 승진하면서 KCGI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측은 미팅에서 입장의 간극을 재확인했다. DB하이텍에서는 이사회 운영 등 거버넌스 개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검토에 나서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히면서도 김준기 창업회장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양측이 팽팽히 맞서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KCGI 관계자는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었으며 양 부사장도 KCGI를 많이 이해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주 관계 개선을 위해 고민이 많다는 것을 느꼈으며 앞으로 서로 좋은 방향으로 잘 협의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KCGI의 전략과도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에 대한 공세로 명성을 키웠다. 하지만 꼭 분쟁만 일으켰던 것은 아니다. 요진건설 오너의 상속세 문제 해결, 대원건설 승계 과정 조력, 대림그룹 백기사 등 재계와 협력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DB그룹과도 전격적으로 협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현재로서는 강온양면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는 양측이 입장차가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KCGI는 향후 DB하이텍에서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응답이 없는 경우에 추가적인 지분 매집에 나설 계획이다. 또 DB하이텍과 진행하는 소송도 지속할 방침이다.

KCGI 관계자는 "(가처분소송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절차로 하는 것으로 KCGI의 요구사항을 DB하이텍이 수용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주주의 권리인 장부열람을 통해 확인할 내용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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