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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애태우나' DB하이텍, 가처분소송 신문기일 변경 요청 대리인 김앤장 통해 관련 조치 진행, 시간끌기 전략 일환 해석

김경태 기자공개 2023-07-03 08:08:21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이 KCGI가 제기한 가처분소송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시간벌기에 나선다.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을 통해 심문기일을 바꿔 달라고 신청한 상태다. 빠른 속도로 재판을 진행하는 게 유리한 KCGI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전날(29일) 소송 대리인 김앤장을 통해 KCGI가 제기한 2건의 가처분소송에서 심문기일 변경 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KCGI는 이달 9일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통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2개 소송을 제기했다. DB하이텍은 지난주 김앤장을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부천지원에서는 2개 소송 심문기일을 모두 내달 20일로 정했다.

우선 DB하이텍에서 2건의 소송이 같은 날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정 변경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송 당사자가 DB하이텍과 KCGI로 동일하지만 다른 내용에 관한 재판이다. KCGI는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한 건은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신청' 소송이다.

DB하이텍의 김앤장 선임과 재판부가 정한 심문기일의 기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앤장이 소송 위임장을 제출한 시점은 이달 21일이다.


IB업계에서는 DB하이텍이 KCGI의 특성을 고려해 '시간 끌기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KCGI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출자자(LP)들의 자금을 굴린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PEF 운용사로서 수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높은 펀드 내부수익률(IRR) 기록은 짧은 기간에 큰 차익을 거두는 것이 핵심이다. PEF 운용사에 '시간은 금'인 셈이다.

실제 유사한 사례가 있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부터 2년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인수합병(M&A)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은 분쟁이 시작되자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했다.

시간 벌기 전략은 DB그룹에도 유효하다. DB그룹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남호 회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KCGI의 등장 후 대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KCGI의 한진그룹 투자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KCGI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한진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한진칼 지분 매집에 나섰다.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반도건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도 했다. KCGI의 행보는 3년간 지속된 끝에 호반건설에 지분을 넘기며 투자금을 회수(Exit)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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