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주거래 뺏긴 광주은행, 원인 두고 의견 분분 수도권 공들이다 신한은행에 역습 허용…시중은행 과도한 지역 공략 비판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4 08:05:2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광주은행과 조선대학교의 주거래 관계가 끊기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지방은행으로 다져온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 위기로 받아들여 진다. 광주은행은 탈락 원인 진단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광주은행의 수도권 진출 정책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JB금융에 인수된 이후 광주은행은 수도권 중심으로 대출금과 예수금 규모를 키웠고 본진 관리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에 충분히 기여했음에도 불구 시중은행의 과도한 지방 공략에 일격을 당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대출금·예수금' 지역별 비중 수도권 상승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최근 조선대 주거래 은행 경쟁 입찰에서 탈락했다. 조선대는 이번에 경쟁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 광주은행이 조선대 주거래 은행 지위를 내려놓는 건 50여년 만이다.
통상 지방은행은 큰 수익을 염두에 두고 지역 소재 대학과 거래하지 않는다. 다만 미래 고객으로 분류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계좌와 카드를 개설할 수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광주 소재 대학이 시중은행을 택한 건 광주은행에게 뼈아픈 결과다.
금융권에서는 광주은행이 수도권 진출에 힘을 싣다 되치기를 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은행은 오랜 기간 수도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JB금융에 피인수된 이후 그룹의 수도권 공략 선봉으로 활약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수도권 공략은 수치로 나타난다. 지역별 예수금 비중을 보면 JB금융 인수 첫해인 2014년 수도권 비중은 17.84%다. 지난 1분기에는 23%로 9년 간 5%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예수금 비중은 한때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으나 광주와 전남 지역 예수금이 함께 늘어나면서 조정됐다.
대출금을 보면 수도권 비중이 예수금보다 더 크게 늘었다. 2014년 수도권 대출금은 12.3%에 불과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수도권 대출금 비중은 30.8%로 3분의 1을 차지한다. 반면 전남 지역 대출금 비중은 같은 기간 26.5%에서 14.4%로 12%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광주 비중도 61.4%에서 54.8%로 하락했다.
지방은행으로 자본 규모와 인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영업 강화는 지방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광주은행이 중소기업과 중저신용 개인 대상 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대학 등 기관 영업에서 허점이 생길 수 있는 요인이다.
◇순이익 10% 지역사회에 환원하는데
광주은행 구성원들은 조선대의 결정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광주은행이 수도권 진출에 신경쓰면서 지역 사회에 공을 덜 들였다고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진출로 늘어난 수익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은행은 JB금융 ESG 보고서를 통해 지역사회 환원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2021년 보고서를 보면 광주은행은 순이익의 10%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사인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의 경우 지역사회 환원이 아닌 ESG 채권 발행을 주요 활동으로 제시했다. JB금융 계열사 중 광주은행이 더 직접적인 사회 환원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방금융 관계자들 사이에는 신한은행의 과도한 지역 공략이 광주은행 주거래 탈락의 결정적 요인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 신규 거래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해외보다 손쉬운 지방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어느정도 수익성을 포기하고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면 지방은행 입장에선 경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글로벌 진출을 타진해야 할 대형 시중은행이 지역 공략에 매진하는 것에 대해 지방 금융권에서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