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밸류 분석]MSCI 기로 선 넷마블…관건은 '중국' 성적표시총 '6조→4조' 편출 우려…중국 판호, 현지 개발신작 흥행 성과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3-07-20 10:49:18
[편집자주]
게임업계는 패러다임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AI 등 4차산업 기술 최전선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가능성에 비해 기업가치는 저평가된 상태다. 올해는 저마다 신작 공세로 다시 한번 K-게임의 저력을 다지고 있다. 게임사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들을 다각도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넷마블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출 가능성이 대두됐다. 판단 근거는 시총이다. MSCI 편입 시총 허들은 4조8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넷마블의 시총은 4조1902억원이라 기준 충족 여부가 아슬아슬하다는 평가다.넷마블의 최근 주가는 '중국' 성적표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작년 12월, 올해 3월 연달아 중국 판호를 받은데다가 최근엔 스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개발한 신작 '신석기시대'의 흥행으로 가능성을 재입증한 바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사들의 침투로 신작 흥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역으로 중국 진출에 나선 것이다.
◇MSCI 편출 가능성?…"향후 주가 행보 주목해야"
내달 MSCI의 정기변경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전망 리포트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건 넷마블의 '편출'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점이다. 탄탄한 게임 IP를 보유하며 모바일게임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넷마블이기에 의아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제외 종목은 리밸런싱일까지 관련 수급 출회가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졌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8월 지수 제외 예상 종목으로 CJ와 넷마블이 유력하다는 내용의 분석 리포트를 공개했다. 이 연구원은 "넷마블의 경우 낮은 유동비율(25%)을 적용받고 있고 유동시가총액이 컷오프 부근에 형성돼 있다"며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제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MSCI 한국 스탠다드 지수 편입을 위한 허들을 대략 시가총액 4조8000억원, 유통시가총액 1조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CJ와 넷마블 기준치를 밑돌고 있어 지수 제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넷마블은 1년 사이 시총이 1조원 가까이 빠졌다. 기존 5~6조원 사이를 움직이던 수준에서 현재는 4조원을 겨우 웃돌고 있다. 주가는 17일 기준 4만9150억원으로 작년 7월 18일 주가 6만8700원에 비해 28.5%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넷마블의 밸류 하락 배경으로는 실적 부진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작년부터 대형 신작이 부재한 탓에 수익성이 감소해 영업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2014년 8월 넷마블게임즈로 출범한 뒤 적자전환 자체는 처음있는 일이다. 올들어선 인건비와 마케팅비 부담, M&A 관련 비용(상각비 등)이 가세해 적자폭이 커진 상태다.
◇빗장 푼 중국정부, 국내산 게임 12종 승인, 넷마블 4종 포함
그렇다고 주가가 줄곧 하락세만 걸은 건 아니었다. 작년말부터 올해 4월까지 예외적으로 '급반등' 조짐을 보여 눈길을 끈다. 작년 11월, 올해 3월 연달아 중국 판호 발급 대상에 넷마블의 게임이 포함된 게 반등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우리나라 게임사를 대상으로 단단히 빗장을 걸어잠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한령을 내리며 판호 발급 자체를 완전히 중단했던 것이다. 중간에 2020년 컴투스(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 2021년 펄어비스(검은사막 모바일) 등 일부 게임사에겐 외자 판호를 발급했던 적도 있지만, 이는 극히 소수에 그쳤다.
그러다 작년 12월 외자 판호를 깜짝 발급했다. 국내 게임 7종에게 빗장을 열어준 것인데 당시 넷마블의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A3: 스틸얼라이브', '샵타이탄(넷마블 계열사 카밤 작품)'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 한 게임사에서 총 7개 중 3개를 승인받은 것이다.
3개월 뒤에도 중국 정부가 국내에 총 5종 게임 판호를 발급했는데, 이 때도 넷마블이 리소스를 제공한 '일곱개의 대죄' 지식재산권(IP) 활용 게임이 포함됐다. 그 영향으로 넷마블 주가는 작년 10월 4만4000원 선에서 올해 5월에는 7만20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게임사들은 넷마블 외에도 넥슨, 넥슨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데브시스터즈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투자자들이 유독 넷마블에 대한 중국 진출 기대감이 높았던 건 현지 흥행 가능성이 가장 높아서다. 작년 11월, 올해 3월 두 차례 판호 발급 게임 12종 중 넷마블 IP만 총 4종이 포함됐다. 그야말로 현지 공략할 콘텐츠 실탄이 많아진 것이다.
중국 게임사와의 협력도 성과를 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999년 출시된 온라인 게임 '스톤에이지' IP와의 라이선스를 체결한 뒤 작년 11월 내자판호를 획득했다. 그리고 스톤에이지를 기반으로 만든 중국 진출작 '신석기시대'가 지난달 28일 출시된 이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출시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7위에 오른 상태다.
◇하나만 터지면 된다…넷마블 신작 5종 공개 임박
넷마블의 향후 사업 전략 방향은 어떨까. 넷마블 관계자는 "당장 중국 정부의 추가 판호를 기다리기 보단, 판호를 받은 게임을 중심으로 현지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와 국외 신작 흥행에 더 사활을 걸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넷마블은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신작 쏟아낼 예정이다. '신의탑:새로운 세계'를 시작으로 내달 '그랜드크로스:에이지오브타이탄', 오는 9월 '세븐나이츠키우기' 등으로 국내와 글로벌 게임시장을 공략한다. '킹아서 레전드라이즈', '아스달연대기', '나혼자만레벨업:ARISE' 등도 연내 출시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넷마블의 신작 자체를 밸류업을 위한 호재로 보고 있진 않는다. 하나가 터져 흥행할 지라도 단기적으론 실적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증권사 마다 이달 리포트를 통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2분기는 신규 게임, 신작 마케팅 비용 급증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모두 공통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출시한 신석기시대가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다른 신작들의 성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올해 2분기는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외 뚜렷한 신작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넷마블 자체 지식재산(IP)인 '세븐나이츠', '그랜드크로스'가 흥행하는 것이 넷마블에 이상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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