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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자산목표 100조 타깃…부산은행 따라잡는다 합병설 의식, 그룹 내 존재감 과시…건전성 관리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19 08:03:4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경탁 경남은행장이 취임 후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자산 규모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그룹사인 부산은행이 2025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목표치와 같은 금액이다. 자산 규모 90조원인 부산은행과 달리 경남은행은 60조원 수준이어서 100조원 도달은 요원하다.

경남은행이 다소 무리한 목표를 내세운 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독자적 성장을 통해 BNK금융 피인수 이후 끊이지 않는 부산은행과의 합병설을 불식시킨다는 것이다. 다만 자산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 66% 성장해야 100조 달성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14일 본점에서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부점장급 이상 임직원 220명이 참여했다.

예 행장은 이날 '성장은 생존이다'라는 주제로 CEO 특강에 나섰다. 그는 특강을 통해 자산 100조원 달성 초석을 놓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1분기 기준 경남은행 자산은 60조1544억원이다. 66% 성장해야 100조원을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부산은행도 경남은행과 같은 자산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55주년 행사에서 2025년까지 자산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이 올해 취임한 후에도 같은 금액과 시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부산은행 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89조1176억원을 기록했다. 1년 반 동안 약 12% 성장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부산은행의 자산 100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있는 반면 경남은행은 목표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남은행은 BNK금융 합류 이후 연간 2조원대 자산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연간 3조원 수준의 자산 성장 가정해도 100조원 달성에 13년 넘는 기간이 소요된다. 올해 취임한 예 행장의 임기인 3년 내에 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통상 은행권에서 중기 과제를 5년, 장기 과제를 7년 단위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경남은행의 목표치는 경영 목표라기보다 영업 슬로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소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부산은행의 자산 규모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은행은 은행권에서의 입지 뿐만 아니라 그룹 내 위상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2014년 부산은행과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경남은행을 인수했으나 구성원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지주 회장이 교체될 때마다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다. 경남은행은 흡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입지의 계열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이 현 시점에서 자산 100조원을 목표로 잡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성장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100조원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내세우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고개드는 연체율 관리 급선무

경남은행은 주요 고객사들이 포진한 조선업 섹터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더해 신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비대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통적인 거래처와 거래 방식에 의존해서는 공격적인 자산 성장을 추진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렸다.

다만 자산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 여파로 은행권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은행 연체율은 보면 지난해 상반기 0.2%대 후반을 기록했으나 같은해 하반기와 올해 1분기 0.3%를 넘어섰다.

눈에 띄는 자산 성장을 이루려면 획기적인 전략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대구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수도권·충청·강원 지역 중저신용자 고객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아직 은행 기반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과 수도권 비대면 영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금융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니치 마켓을 공략하던 지방은행은 연체율 상승에 고전하고 있고 시중은행은 지방 기업 공략에 여념이 없다"며 "지방은행이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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