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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는 지금]기대 컸던 '에피소드' 출범 4년차, 시장 반응은①서초·강남·신촌·수유, 90% 임대율…저마진 사업구조 '난제'

정지원 기자공개 2023-07-26 08:07:47

[편집자주]

SK디앤디는 2020년 코리빙 브랜드 '에피소드'를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에 힘입어 사업을 키웠다. 하지만 연간 수십억원의 손실을 내며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전략적 변화가 시급해보이는 상황이다. 브랜드 출범 4년차를 맞이해서까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 에피소드 개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지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앤디는 천편일률적이었던 기업형 임대주택 개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코리빙 하우스로 시장을 공략했다. '에피소드' 브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초기 공급한 성수는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시장에 자리잡았다. 이후 국내외 기관의 투자가 이어지는 등 사업이 순항하는 듯했다. 서초, 강남, 신촌, 수유에 새 지점도 잇따라 열었다.

브랜드 출범 4년차 사업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은 상황이다. 향후 최소 1만5000세대에서 최대 5만세대 공급 계획을 세웠는데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사업부담이 큰 편이다.

◇눈길 확 끈 코리빙 하우스 잭팟? 예상 밖 저조

SK디앤디는 1인 가구 증가 트렌드와 개인의 발전과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정체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임대주택을 만들고자 했다. 똑같은 방에 똑같은 가구가 채워진 임대주택이 아닌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을 공유하는 코리빙 하우스 '에피소드'를 구상했다. 브랜드 이름에도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7년 SK디앤디 내 RESI솔루션개발운용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현재 김도현 SK디앤디 총괄사장이 당시부터 본부 총괄 상무로 에피소드 개발에 앞장섰다.

투자 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도 신설했다. 초기 개발한 성수101과 성수102 이후에 지점을 오픈한 에피소드들은 모두 리츠의 기초자산으로 설정돼 있다.

2018년 공개한 에피소드 전신인 테이블 바이 에피소드, 2020년 선보인 성수101과 성수102은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리츠의 투자자 모집도 원활히 이뤄졌다. 싱가포르투자청(GIC),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외 기관들이 힘을 실어주기로 하면서 신규 지점 개발안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신규 4곳 지점을 오픈하면서 2026년까지 서울에서 총 1만5000 세대 주거시설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목표치가 5만 세대로 늘었다. 현재는 6곳 에피소드를 통해 3800여 가구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초기 투자 이후 지난해 신규 오픈한 지점들의 성과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2021년 말 서초393이, 2022년 초에는 강남262, 신촌369, 수유838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네 곳 모두 GIC가 대주주로 투자한 곳이다.

준공 및 임대개시로부터 1년 반 정도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시기와 맞물리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임대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에피소드 △서초393(81.82%) △강남262(84.52%) △신촌369(90.85%) △수유838(92.09%)의 임대율은 평균 80~90%대로 나타났다.


임대율 자체는 높은 편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은 나고 있지 않다. 리츠정보시스템에 공시한 임대율은 임대면적을 임대가능면적으로 단순 나눈 수치다. 일정 기간 동안 렌트프리로 채운 방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또 공실 역시 임대료 부담이 큰 곳들 위주로 발생한 상태다.

때문에 네 개 에피소드 모두 적자인 상황이다. 서초393을 기초자산으로 갖고 있는 디디아이에스씨1338리츠는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6억원,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강남262에 투자한 디디아이에스씨1339리츠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22억원, 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났다.

신촌369과 수유838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촌369를 운용 중인 디디아이에스씨57리츠에선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3억원, 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수유838에 투자한 디디아이에스와이230리츠도 같은 기간 각각 51억원,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4개 사이트는 오픈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이라 당기순손실이 있지만 임대 수익 외에도 다른 운영 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은 장기간 투자와 운영을 전제로 하는 만큼 시장 플레이어들과 함께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환산 당기순손실 금액을 볼 때 수유838의 재무 상황이 특히 안 좋은 상태다. 17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변동금리 조건에 빌려온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3개월물 CD 금리에 2.5%를 가산한 수준이다. 현 기준 연 이자율이 6%를 웃돈다. 반면 서초393, 강남262, 신촌369은 고정금리 연 3~4% 정도에 차입을 실행해 걱정이 덜한 편이다.

업계에선 수유838의 경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디디아이에스와이230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의 합은 800억원이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을 이익결손금으로 처리하면서 자본총계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이익결손금 137억원을 쌓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374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354억원으로 추가 하락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금리 변동에 따라 초기 계획한 사업 구조가 영향을 받긴 했다"며 "다만 EOD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금융 구조 변경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개시 후에도 배당률 0%, 신규 투자 유치 불투명

향후 사업 추진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다. 1만 세대 이상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꾸준한 사업지 선점과 투자 유치, 리츠 설립 등의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앞선 사례들로 에피소드 개발 사업성에 물음표가 던져진 상황이다.

지난해 오픈한 지점들은 현재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없는 상태다. 네 개 리츠 모두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대주주로 두고 있다. GIC 지분 80%, SK디앤디 지분 20%로 구조를 짰다.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모두 0%를 기록했다.

신규 지점들이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가운데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인 곳들도 있다. 용산은 올해 말, 신촌2는 내후년 초 준공을 준비 중에 있다. 준공 후 대출 연장이나 추가 대주단 모집이 필요한 사업장들이다.

용산과 신촌2는 교직원공제회가 에쿼티 투자했다. 디디아이엘브이씨리츠 지분 83.3%를 보유하고 있다. 모(母)리츠인 디디아이엘브이씨리츠가 디디아이와이에스40리츠(용산)와 디디아이에스씨49리츠(신촌2)를 자(子)리츠로 두고 있는 구조를 짰다.

추가 공급 계획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SK디앤디는 얼마 전 서울 중구 남창동 삼부빌딩을 낙찰 받았다. 8회차 공매를 통해 1022억5100만원에 사들였다. 회현역 인근 노른자땅을 싼값에 손에 넣었는데 이곳을 에피소드 남산(가칭)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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