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딜 마무리…박정호 부회장 역량 부각 ADT 캡스 인수, 발빠른 엑시트 전략 변화…SK스퀘어 주주가치 제고 활용까지
이장준 기자공개 2023-07-24 11:23:4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SK쉴더스 딜을 마무리 지었다. SK스퀘어가 처음으로 '투자-밸류업(Value Up)-하베스트(Harvest)'로 이어지는 풀 사이클을 실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 모든 과정에는 박정호 부회장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DT캡스를 인수하고 SK인포섹과 합병해 볼륨을 키우고 보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중간에 기업공개(IPO)가 무산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발빠르게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을 바꾸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
SK쉴더스 몸값은 5년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아울러 이번에 회수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방식으로 주주와 성과를 공유할 방침이다.
◇SK쉴더스 지분 매각대금 8600억 중 4100억 입금
SK스퀘어는 20일 EQT파트너스에 기존 SK쉴더스 보유 지분 일부 매각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중국·EU·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등 모든 정부 인허가 절차를 완료한 데 이어 대금 납입까지 이뤄졌다.
기존 지분구조는 SK스퀘어 63.1%,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36.9%로 구성됐다. 21일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에 2000억원을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주발행 절차를 마무리하면 SK쉴더스의 최종 지분구조는 EQT파트너스 68%, SK스퀘어 32%로 변경된다.
SK스퀘어는 앞으로도 SK쉴더스의 2대 주주로서 EQT파트너스와 공동경영을 통해 SK쉴더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EQT파트너스는 2000억원을 SK쉴더스 미래 사업에 투자해 '글로벌 토털 시큐리티 컴퍼니'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체 처분금액은 8600억원으로 확정됐다. 그중 4100억원은 20일 입금됐다. EQT파트너스에 대여한 4500억원은 앞으로 2년 이내에 유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딜로 SK스퀘어가 얻는 투자 성과(Harvest) 일부는 주주들과 공유할 방침이다. 올 초 주주총회에서 SK스퀘어는 투자 성과를 주주들과 나눈다는 방침에 따라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후 이사회 결의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상세 방안을 확정하려 한다.
지난달에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올해 매입한 자사주 1063억원을 오는 10월 4일 자로 소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호응을 얻었는데 그 2배 수준의 환원을 예고했다.
◇M&A 통한 밸류업, 투자성과 공유로 역량 입증한 박정호 부회장
SK쉴더스 딜은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사진)의 역량이 축적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에 있을 당시 2014년과 2018년에 각각 물리보안기업 NSOK와 ADT캡스를 인수한 이후 양 사를 합병했다.
2018년부터는 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홈 보안, 무인매장, 무인주차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21년에는 국내 1위 사이버보안기업인 SK인포섹과 합병하면서 SK쉴더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보안(인포섹) △융합보안(AI 기반 융합보안 플랫폼 SUMiTS) △물리보안(ADT캡스) △안전·케어 등 현재의 4대 사업 포트폴리오 기반을 닦았다.
물론 중간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작년 5월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며 본래 예정된 IPO를 순연했다. 수요예측 결과가 희망 공모가 밴드를 크게 밑돌면서 공모를 통해 펀더멘털에 걸맞은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SK스퀘어는 IPO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SK스퀘어는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를 고려해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박 부회장은 발렌베리 가문과 EQT 회장 등과 접촉하며 파트너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보안업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고 물밑에서 논의를 이어왔다. 글로벌 톱 3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300여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EQT파트너스를 새로운 주주로 맞게 된 배경이다.
SK스퀘어는 2018년 ADT캡스 인수 당시 3조원대 수준이었던 기업가치를 약 5년 만에 5조원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SK쉴더스의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각각 1조7928 억원, 4152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2배 증가했다.
아울러 그는 SK스퀘어의 투자 성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기로 했다. SK스퀘어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추진하는 주주환원 정책 내용을 공개했다.
경상배당수입의 30% 이상, 투자 성과의 일부를 환원할 방침이다.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식을 우선 택하되 현금 배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올 들어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에 집중하기 위해 SK스퀘어 대표 자리에서는 물러났다. 다만 박성하 신임 SK스퀘어 대표이사와 함께 투자심의위원회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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