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내부통제 위한 '조직·인사' 개편 실효성은 지점장급 확충, 내부통제 경험해야 승진…'견제 기능·영업력' 우려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7-21 07:27:0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4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횡령 사태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이 재발 방지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내부통제에 초점을 맞춰 조직 개편과 인사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앞으로 일선 영업 활동과 승진에 있어 내부통제를 주요 키워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다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영업 조직에 배치되는 내부통제지점장이 검사본부가 아닌 영업본부 소속이어서 견제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영업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내부통제지점장 도입…관련 업무 경험해야 지점장 승진

전 상무보는 우리은행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은행은 본부 전체 그룹에 그룹준법감시담당자 21명을 배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전체 영업본부에 내부통제지점장 33명을 추가해 총 54명으로 확대했다.
내부통제지점장은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신설된 직책이다.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본사에만 둬서는 촘촘한 검사망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올 상반기 발생한 횡령 사고가 지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구성원 전체의 내부통제 관련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인사 제도도 도입했다. 전 직원이 내부통제 관련 부서를 거쳐가게 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지점장 승진 평가에 준법감시, 감사 등의 경력이 감안된다. 입행부터 지점장 승진까지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20년 안팎의 시간 중 최소 1년 이상을 관련 부서에서 근무해야 하는 것이다.
정 상무보는 "당초 부지점장 승진 전까지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경험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지점장 승진 심사 반영으로 결정했다"며 "준법감시실 뿐만 아니라 리스크관리, 금융소비자보호, 검사 관련 조직 이력도 내부통제 관련 경험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본부 소속으로 영업본부 감사 가능할까
이번 조직 개편을 놓고 내부통제지점장 제도 도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본사 그룹을 감시하는 그룹준법감시담당자는 독립성이 담보되는 검사본부 소속이다. 내부통제지점장은 검사본부 소속 담당자들과 유사한 업무를 하지만 영업본부 소속으로 편재됐다. 영업본부 소속으로 자신이 속한 본부를 감사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것이다.
우리금융은 검사본부 인력을 확충하고 이들은 영업본부에 배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준법감시인이 내부통제지점장에 대한 평가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만 일부 평가 만으로는 내부통제지점장이 영업본부에서 완저히 독립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 상무보는 "(내부통제지점장이) 영업본부에서 소외될 수 있어 영업본부에서 본부장의 평가를 받도록 했다"며 "평가의 일부분을 준법감시인이 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일선 영업점에선 영업력 약화를 염려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영업조직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는 것과 내부통제 인력을 상주시키는 건 차원이 다른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영업 일선의 신규 영업이나 신사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전 상무보는 "영업 현장에서 개선 정도가 과하다는 불만도 나오지만 회사 존립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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