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한진, 저리 CB 차환의 이면①3년 전보다 주가 60% 하락, 주식 전환 가능 물량 증가
김형락 기자공개 2023-07-26 07:30:58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6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이 이자비용 감축에 초점을 둔 차환 전략을 펴고 있다. 3년 전 발행했던 1%(표면이자율)대 전환사채(CB)를 제로(0) 금리로 차환한다. 발행액도 종전보다 증액했다. 최근 발행한 공모채 이율(2년물 기준 5.534%)과 비교하면 괜찮은 차환 조건이다.전환 조건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3년 전 CB를 발행할 당시 4만원대 후반이었던 한진 주가가 1만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전환가액이 낮아졌다. CB 투자자가 전환 청구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면서 조달 전략을 수립하는 주성균 한진 경영기획실장 겸 재무총괄(전무)은 대주주 지분 희석에도 대비해야 했다. CB를 차환 발행하면서 한진칼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새로 넣었다.
한진은 오는 24일 300억원 규모 109회 CB를 발행한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5%다. 만기 전까지는 별도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구조다. CB 만기는 2028년 7월이다.

CB 조달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자금으로 쓴다. 한진은 자체 자금을 포함해 2020년 7월 발행했던 93회 CB(200억원, 표면이자율 1%)와 오는 31일이 만기인 92회 공모채(300억원, 이자율 4.052%)를 상환할 예정이다.
한진은 93회 CB를 차환하기 위해 이번 CB를 발행한다. 투자자도 93회 CB를 인수했던 유진투자증권으로 동일하다. 유진투자증권은 93회 CB 1차 조기 상환 청구 기간(지난 5~6월)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조기상환일은 오는 22일이다. 발행액만 100억원 늘렸다.
금리 조건은 기존 CB보다 나아졌다. 93회 CB 표면이자율은 1%였다. 한진은 CB 발행 후 3개월마다 권면액(미상환 잔액)에 표면이자 1%를 적용해 산출한 연간 이자금액의 1/4을 후급해 왔다. 93회 CB로 조달한 2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썼다. 만기(2025년 7월)이자율은 2.5%였다.
발행 당시 93회 CB 전환가액은 5만1300원이었다. 할인 없이 기준주가의 100%를 최초 전환가액으로 책정했다. 투자자는 2021년 7월부터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CB 금리 조건을 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 보유보다 주식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한진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투자자의 CB 전환권 행사가 전무했다. 한진 주가가 하락하면서 2021년 10월 93회 CB 전환가액은 최저 조정 한도인 3만9150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19일까지 한진 주가는 한 차례도 전환가액(3만910원)을 넘지 못했다.
한진은 외형 성장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2020년 2조2157억원이던 연결 기준(이하 동일) 매출액은 지난해 2조8494억원으로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9억원에서 1145억원으로 8% 늘었다. 하지만 2020년 11월 주주 우선 공모 유상증자 당시 5만원대였던 주가는 이번달 2만원 선으로 내려왔다.
주 전무는 저리 차환 이후 주가 관리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109회 CB 전환가액은 1만9170원이다. 전액 전환청구권 행사 시 발행 주식의 9.76%(156만4945주)가 잠재 물량으로 풀린다. 전환 청구 기간은 내년 7월부터다.

한진은 CB를 차환하면서 한진칼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뒀다. 한진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최대 82억5300만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최대주주 지분(특별관계자 포함 27.51%)만큼 콜옵션을 배정했다. 한진칼이 콜옵션 물량을 모두 행사할 경우 지분 희석 없이 기존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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