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회장 후보군 분석]'멀티 플레이어' 이동철 부회장, 비은행 강화 적임자④보험·카드·전략·글로벌 두루 섭렵…수익성 끌어올린 성과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3-07-31 08:06:40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심층·다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견제가 강화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CEO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 금융지주를 흔들림 없이 이끌 적임자는 누굴까. 더벨은 후보군으로 부상한 인물들의 경력과 그들이 보여온 역량, 경영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부회장단 트로이카 중에서 '멀티 플레이어'로 꼽히는 인물은 단연 이동철 부회장(사진)이다. 허인 부사장은 국민은행장 자리를 3번 연임한 '영업통'이고, 양종희 부회장은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한 '전략·재무통'이다.이 부회장은 KB생명보험 부사장, KB국민카드 사장을 맡았고, KB증권(전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행원 시절 뉴욕지점장을 맡아 글로벌 사업에도 능하다.
지난해 1월 KB금융 부회장에 임명된 그는 현재 디지털부문장과 IT부문장을 맡고 있다. 비은행과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략에 이어 디지털 분야에까지 경영 능력을 쌓아가고 있다. KB금융이 미래 지속가능한 경영 비전을 추구하는 가운데 다방면에 균형 잡힌 경영 능력을 갖춘 이 부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타공인 그룹 내 'M&A' 전문가…KB 양적 성장의 '산증인'
KB금융의 부회장단은 모두 1961년생으로 동갑내기다. 이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제일고를 나와 고려대에서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툴레인대학교 로스쿨을 다녔다.
부회장단 3명 중에서는 가장 늦게 은행에 입사했다. 허인 부회장은 1988년 한국장기신용은행으로 입사했고, 양종희 부회장은 1989년 주택은행에 입행했다. 이 부회장은 그 이듬해인 1990년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이 부회장은 국민은행에서 △국민·주택은행 합병 작업(2000년) △인도네시아 BII 은행 인수(2003년) △외환은행 인수 도전(2006년) 등 각종 굵직한 인수합병(M&A) 작업에 실무자로 참여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BII 은행 인수 당시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이 바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민은행 뉴욕지점 지점장을 지내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2004년 뉴욕지점장으로 발령받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법학과를 졸업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뉴욕주 변호사 자격정을 취득했다. 영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소통과 능력을 중시하는 '뉴욕 스타일'로 알려졌다.
2년간의 뉴욕지점장 임기를 마치고 귀국해 은행 전략기획부 부장으로 복귀했다. 2008년에는 지주사 설립 사무국장으로 낙점돼 KB금융지주 탄생에 기여했다. 2010년 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부 부장으로 2년간 근무했다. 2012년에는 전략기획부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을 맡아 비은행 경영을 이끈 경험이 있다. 2016년 다시 지주 전략기획부로 급파됐다. 동시에 시너지추진부 총괄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증권 인수를 주도할 적임자로 윤 회장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그룹 내 M&A 전문가로 윤 회장의 인정을 받은 순간이다. 현대증권은 현재 'KB증권'으로 비은행 부문의 핵심축을 담당한다.
◇생명보험·카드 '비은행' 수익성 강화 성과…숏리스트 포함 재현될까
이 부회장이 경영진으로 몸담았던 곳은 KB생명보험(현 KB라이프생명)과 KB국민카드다. 2015년부터 1년여간 당시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으로서 생명보험업 확대를 위한 기초를 닦았다.
윤 회장은 취임 후 수차례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이는 그룹 포트폴리오 보완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경영 목표였다. KB생명보험은 흑자 경영을 이어왔다. 이 부회장이 재임하던 2015년 순이익은 106억원, 2016년 127억원이었다. 다만 업계 순위가 17위로 존재감이 미미했고, 그룹 전체 순이익 비중도 1% 수준에 불과했다.
윤 회장은 2017년 11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생명보험사 M&A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지주 전략총괄 CSO(부사장)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KB생명보험 부사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꾸준히 시장을 태핑했다. 마침내 KB금융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 KB생명보험과의 합병을 통해 'KB라이프생명'이 탄생했다. KB라이프는 올해 상반기에만 21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비은행 강화에 성공했다.
KB생명보험 다음으로 이 부회장은 KB국민카드 사장으로 선임돼 경영 운전대를 잡았다. 2018년 1월 KB국민카드로 자리를 옮긴 이 부회장은 수익원 다각화에 주력했다. 2021년 12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동차 할부금융사업 확대와 해외 진출에 집중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익성 확보에도 성과를 올렸다. 당시 업황 악화 속에서도 임기 초 3000억원 초반에 머물렀던 순이익을 임기 말 40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KB국민카드 수익성은 2017년 말 2968억원에서 이 부회장 임기가 끝난 2021년 12월 4212억원으로 41.9% 급등했다.
M&A 성과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그룹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보다 앞선 2020년 이 부회장은 지주 회장 선출 당시 숏리스트(short list)에 올랐다. 3년 만에 돌아온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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