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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후보군 분석]‘0순위’ 윤종규 회장…넘어야할 산은 ‘관’①실적·리더십 등 검증 완료…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 당국이 변수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27 08:20:52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심층·다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견제가 강화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CEO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 금융지주를 흔들림 없이 이끌 적임자는 누굴까. 더벨은 후보군으로 부상한 인물들의 경력과 그들이 보여온 역량, 경영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2: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0순위’ 차기 회장 후보다. 그는 내분으로 얼룩진 KB금융을 맡아 조직을 안정화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비은행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은행업 의존도가 높았던 KB금융을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지주사로 올려놓았다.

탁월한 경영성과와 조직 안정화 리더십, 오랜 금융업 경력과 다방면에서 쌓아온 역량 등을 발판으로 윤 회장은 KB금융을 이끌 적임자로 거론돼왔다. 2020년 3연임을 확정한 이후부터 윤 회장의 4연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고한 성처럼 흔들림 없을 것 같았지만 윤 회장의 4연임은 현재 난관을 만났다. 지난해부터 이슈화된 소유와 경영 분리 기업 지배구조에 정부와 금융 당국이 칼을 들이대면서다. 회장의 자질과 별개로 외부의 변화 요구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탄탄하게 조직이 구축되고 시스템 안정화를 이룬 KB지주 이사회가 외풍으로 볼 수 있는 정부와 당국의 요구를 정면 돌파할 명분은 충분하다. 특히 윤 회장이 보여온 그간의 경영성과와 리더십은 외풍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다방면 성과로 스스로를 증명하다

KB금융그룹은 올 상반기에만 3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내면서 다시 역대 최대 반기·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KB금융이 지난 25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전체로 2조9967억원으로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대비 23.9%,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2% 각각 증가하며 분기·반기 기준 모두 역대 최대 규모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KB금융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탄탄한 은행업 기반에 더해진 비은행업 약진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주도적으로 펼쳐왔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으로 KB금융은 금융산업 전반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KB금융의 체급을 키웠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이 세곳은 현재 KB금융의 주력 자회사로 안착해 실적 극대화의 주역이됐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KB금융의 체급은 강해졌다. 2014년 말 299조7527억원 수준이던 KB금융 총자산(평잔)은 지난해말 693조3087억원으로 13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평잔)은 26조3936억원에서 지난해말 47조5882억원으로 80.30% 커졌다.

영업수익과 순이익 등 실적도 꾸준히 상승했다. 2014년말 21조4481억원 수준이던 영업수익은 지난해말 88조8960억원으로 314.20%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4007억원에서 4조3948억원으로 213.76% 커졌다.


특히 수익구조가 좋아졌다. 2014년말 KB금융 영업수익 21조4481억원 가운데 55.52%인 11조9076억원은 이자수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기준 영업수익 88조9125억원 중 이자수익은 20조7885억원으로 비중은 23.38%로 낮아졌다.

이자수익을 대체한 것은 보험수익과 수수료수익 등 비은행부문 성과였다. 2014년말 1조2157억원이던 보험수익은 지난해말 17조1368억원으로 1309.62% 성장했다. 또 2014년말 2조3461억원이던 수수료수익은 지난해말 4조6537억원으로 98.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74.58% 늘어나는데 그쳤다.

◇리더십·경영성과 등 4연임 명분…지배구조 개선 요구 부담

윤 회장이 탄탄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은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이 있었다. ‘KB사태’로 얼룩진 조직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이런 성품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상처난 조직원들의 마음을 보듬는 특효약이 됐다. 윤 회장의 리더십이 조직을 치유했다.

실제 윤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간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며 내부적으로 큰 혼란을 겪는 중이었다. 이에 윤 회장은 취임과 함께 '그룹경영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지주 회장에게 집중된 의사결정 권한을 분산시켰고 이를 통한 경영구조 개편과 안정화를 이뤄냈다.

더불어 윤 회장의 역량과 경험 등은 KB금융이 초고속 승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윤 회장은 1973년 옛 한국외한은행에 입행해 1980년까지 은행원으로 생활했다. 이후 회계사로 전환해 1980년부터 2002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서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대표 등으로 활약했다. 2002년 KB국민은행에 영입돼 재무전략본부 본부장 및 부행장(CFO, CSO)을 지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체득한 은행의 기초적인 고유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 그 바탕 위에 회계사로서 전문성이 추가되면서 재무전략적 시각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또 삼일회계법인에서 동아건설 워크아웃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습득한 산업계 전반에 대한 분석력은 KB금융의 성장전략을 짜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이러한 윤 회장의 역량과 경험, 경영능력과 리더십 등이 잘 발휘되면서 지난 9년간 KB금융은 초고속 성장했다. 2023년 현재 KB금융은 신한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과거 국민은행의 압도적 시장 지배력에 기대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했었다면 현재는 탄탄한 비은행 자회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한금융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KB금융 안팎에선 현재의 경쟁 구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경영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에 윤 회장의 4연임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윤 회장은 코로나19 시기를 기회로 해외사업 확대라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정부와 금융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는 부담이다. 정부의 소유와 경영 분산기업의 재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지면서 금융 당국 등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기 만료를 맞은 모든 금융지주사 회장이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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