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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후보군 분석]'유일한 은행장' 출신…선두에 선 허인 부회장②'전략·영업' 기반 디지털 역량 갖춰…'글로벌·보험' 비은행 성과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28 08:07:48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심층·다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견제가 강화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CEO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 금융지주를 흔들림 없이 이끌 적임자는 누굴까. 더벨은 후보군으로 부상한 인물들의 경력과 그들이 보여온 역량, 경영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은 전략과 영업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후보다.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최초 3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으로 스스로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하기도 했다. KB금융 안팎의 입지도 탄탄해 현재 차기 회장 후보에서 선두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은 이동철·양종희 부회장과 함께 KB금융을 이끄는 ‘트로이카 3인방’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을 도와 지난 3년여 동안 그룹사 전 영역에서 경영수업도 착실히 받았다. 은행업을 기반으로 비은행 및 글로벌 부문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그는 원칙주의자로 강도 높은 윤리경영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시중은행이 사모펀드 부실 판매 사태 등에 휘말릴 때 국민은행이 이를 피할수 있었던 배경이다.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영업통'으로 꼽힌다. 그 이전까지 오랫동안 국민은행 전략을 주도한 ‘전략가’이기도 하다.

◇은행업 전문성 기반 글로벌·보험 부문으로 영역 확대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은 2017년 한국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첫 국민은행장에 올라 4년간 은행을 이끌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성과를 냈다. 이를 발판으로 2021년말 정기인사에서 KB지주 부회장에 오르며 후계구도의 중심에 섰다.

부회장에 오른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개인고객부문과 WM·연금부문, SME부문 총괄이었다. 모두 기존 은행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였다. 특히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민은행의 영업반경과 고객군을 넓히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들로 중요성도 높았다.

허 부회장의 성과는 지난해 일부 도출됐다. KB금융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KB GOLD&WISE the FIRST'를 내놨다. KB GOLD&WISE the FIRST는 KB금융이 그룹 전체의 역량을 집결해 차원이 다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한 브랜드다.

2022년말 정기인사에서 허 부회장은 또 다른 임무를 맡았다. 글로벌부문장 겸 보험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스트 윤종규’로서 종합 금융지주사를 이끌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을 검증받는 시험대였다. 동시에 은행업에 국한됐던 그의 경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 KB금융은 글로벌과 보험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허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역량은 재조명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장에서 체급을 키우며 일부 순이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또 미국과 영국 등 선진 금융시장에선 자체 심사 및 조달 역량을 확보해 이미 국내 경쟁사보다 더 큰 규모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보험부문은 이미 KB금융의 핵심 사업기반이 됐다. 전임자들과 각 자회사 CEO들의 경영성과이면서 동시에 허 부회장의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KB손해보험와 KB라이프 모두 각 업권을 대표하는 보험사로 성장했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KB금융은 보험업에서만 7409억원(KB손보 5252억원, KB라이프 215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유일한 국민은행장 출신…경영성과로 능력 입증

허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 출신이란 점이다. 현재 부회장 가운데 유일한 은행장 출신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 출범 후 단 한번도 비 은행장 출신이 회장에 오른 전례가 없다.

허 부회장은 윤 회장이 2017년 11월 은행장 겸직을 내려놓으면서 직접 국민은행장으로 앉힌 인물이다. 이후 총 3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다. 국민은행 사상 첫 3연임 행장이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 취임 후 국민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등 안정적인 수익 증가 및 수익성 배가를 이뤘다.

이를 기반으로 허 부회장은 은행장 재직 시절 CEO 성과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국민은행의 성과측정은 계량평가와 비계량평가로 구분된다. 계량평가는 수익성, 건전성 및 고객기반확대, 내부통제 등의 재무적·비재무적 지표를 운영한다. 비계량평가는 경영과제 이행수준 등 정성적인 항목이다.

허 부회장 재직 시절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은행은 매년 고속 성장했다. 2017년말 311조2338억원이던 총자산(평잔)은 2018년말 340조7373억원으로 불어났고 2020년말에는 409조2176억원으로 최초 400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말 438조7548억원으로 다시 불어나 4년만에 40.97% 늘었다.

자산성장은 은행의 핵심 이익기반인 원화대출금 증가 덕분이다. 2017년말 원화대출금(평잔)은 227조324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247조3700억원, 2019년말 262조1518억원, 2020년말 288조1304억원 등 꾸준히 늘었다. 2021년말엔 307조2940억원으로 최초 300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말 대비 2021년말 35.18% 가량 대출자산이 성장했다.

외형 성장뿐 아니라 다양한 경영 안정화 지표들이 개선됐다. 특히 고비용구조를 가지고 있던 국민은행의 이익경비율을 떨어뜨린 것은 허 부회장의 성과다. 2017년 56.09%였던 국민은행 이익경비율은 2018년 54.19%, 2019년 53.11%, 2020년 53.17% 등 꾸준히 개선됐다. 2022년에는 51.02%로 큰폭의 개선세를 이뤘다.

꾸준한 자산성장과 경영효율화로 인해 수익성은 배가됐다. 2017년 2조2629억원이던 순이익은 2018년 2조2393억원으로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2019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2조4217억원, 2020년 2조2670억원, 2021년 2조5634억원 등 4년여만에 13.28% 성장했다.


계량화된 영업성과 외에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의 미래 지속가능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성과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디지털전환(DT)이다. 특히 그는 국민은행장 시절 KB지주 디지털부문장을 겸직하며 은행을 넘어 그룹사 전체 DT 전략을 총괄했다.

허 부회장 시절 국민은행은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The K 프로젝트(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미래 금융 플랫폼 구축)’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또 ‘통합 IT 센터’ 준공으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최신 IT 인프라를 갖췄다.

이동통신 서비스인 리브엠(Liiv M)서비스는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허인 부회장은 2017년 은행장 취임 직후 디지털 전환과 MVNO 진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올해 국민은행이 규제특례를 통해 시도한 통신요금제 판매 서비스가 은행업의 부수업무로 승인됐다. 금융권 최초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허 부회장의 혜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 부회장은 은행장 취임 전까지 국민은행 내에서 거치지 않은 핵심 직무가 없을 만큼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았고 확실한 성과도 낸 인물”이라며 “부회장 승진 뒤에도 그가 맡은 업무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은행통’에서 점차 비은행 전문가로 변신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졸업 후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인 허 부회장은 원래 '전략통'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때 전산통합추진 태스크포스(TF)의 기업금융부문 팀장, 2003년엔 국민은행의 기업금융 전략을 짜는 TF를 주도했다.

그러다 국민은행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장, 여신심사본부 상무 등을 거치면서 영업력도 인정받았다. 2015년 은행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그룹 대표(부행장)로 승진하면서 확실한 '영업통'으로 인정 받았다.

2017년 11월 국민은행장에 취임한 뒤 2021년말까지 총 3번의 임기를 수행했다. 이후 2022년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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