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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 유안타인베스트먼트]바이오 투자 ‘길잡이’ 제약사 출신 우정규 이사동아쏘시오그룹 출신 심사역, '마중물' K-바이오백신펀드로 의기투합

이효범 기자공개 2023-08-01 08:23:1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기업공개(IPO) 시장 마저 얼어붙으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바이오벤처들은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거품이 어느정도 빠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투심은 국내 바이오 산업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있다.

이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벤처캐피탈(VC)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다른 VC들이 손사래를 치던 민관합동펀드 K-바이오백신펀드 GP 자리를 꿰찼다. 향후 10년 뒤 바이오 산업을 견인할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오 산업이 바닥을 다지는 시기로 펀드 빈티지 측면에서도 적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십수년간 제약사에서 일했던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이사(사진)가 2021년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걷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마중물이 될 K-바이오백신펀드에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제약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접목해 LP들의 동반자로서 바이오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성장스토리: 제약사 스핀오프 투자 유치 '전환점', 벤처캐피탈리스트 전향

1980년생인 우 이사는 서강대학교에서 생명과학과 학사, 석사를 마쳤다. 전공을 살려 입사한 직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다. 2007년 12월부터 바이오텍연구팀 책임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6년간 근무해오다 동아ST로 자리를 옮겼다. 해외RA팀 과장, 팀장으로 존재감을 키웠고 글로벌사업개발팀 겸임팀장, 글로벌프로젝트팀 팀장을 역임했다.

우 이사는 동아쏘시오그룹에서만 13년 동안 근무했다. 오랜기간 커리어를 쌓은 그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역할을 바꾼건 맡았던 업무와도 무관치 않았다. 제약회사에서 연구와 해외허가 업무를 진행하다 우연한 기회에 사업개발 업무를 병행하게 되었고 2018년에 스핀오프(spin-off)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참여했다. 재무적인 투자를 통해 진행하는 첫번째 케이스였다.

연구소 내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외부 재무적투자자(FI)와 조인트벤처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국내 제약사들이 한단계 더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투자재원이 필요한데 개별 제약사들이 보유한 자금은 많아야 1000억원 안팎이다. 이 수준의 자금으로는 보유한 다양한 파이프라인 중 2개 정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파이프라인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스핀오프였다.

우 이사는 "제약사에 근무할 당시 스핀오프 기업의 투자유치를 진행했다"며 "투자기관 미팅을 다니며 VC나 PE가 어떤 일을 하는지, 레버리지를 이용한 자산(asset)의 밸류업(value-up)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수 있었던 계기"라고 설명했다.

우 이사가 첫 VC 미팅을 한 곳이 KTB네트웍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였다. 실제 투자 유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우 이사에게는 VC 업계로 길을 열어준 계기였다. 이후 정영관 현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가 바이오산업 출신 심사역을 채용하는 상황이었고 업계에서 추천을 받은 인물이 공교롭게도 우 이사였다.

이직 제안을 받았던 그는 당시만 해도 제약업계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다만 정 VC부문 대표와 인연을 지속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통찰과 투자철학을 공유해오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투자철학: 바이오벤처 성공조건 3가지…리스크 매니지먼트 핵심

우 이사는 2021년 VC 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2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제약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시각에서 자신만의 투자철학을 점차 정립해 나가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최소한 신뢰성(Integrity), 확장성(Scalability), 기술수출가능성(License-outability)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바이오 상장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신약개발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데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연장선상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3가지 요인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우 이사는 "핵심 중 하나는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이라며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바이오벤처가 도출한 데이터를 제약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체계 안에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기술수출 앞둔 실사에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는데 바이오벤처가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 진다"고 강조했다.

확장성, 기술수출가능성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특히 확장성은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대량 생산에 적용했을 때에도 그 효능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바이오벤처의 기술을 사들인 기업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확장성이 없다면 기술수출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포함해 기술수출가능성을 상시적으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같은 요소들을 모두 바이오벤처의 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보고 있다. 결국 리스크 관리가 되는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얘기다. 우 이사는 "기술을 사들이는 제약사의 시각에서 보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라며 "물론 비용과 시간이 수반되는 만큼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술수출을 하지 못하거나 밸류업 타이밍 놓치는 사례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0개 기업 300억 투자, 제약사 스핀오프 FI 참여

그는 전공과 제약사 경험을 살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주력 투자섹터로 삼고 있다. 투자 섹터도 바이오 융합기술로 적용가능한 블록체인, 전자약, 디지털치료제, AI 및 모빌리티 영역으로 점차 넓혀나가는 중이다. 지금까지 10개 기업에 약 300억원(동반투자는 기여도 반영)을 투자했다. 투자 기업 수와 규모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우 이사가 제약사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는 남다른 경쟁력이자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밑천이다. 딜 소싱 루트는 주로 산업계, 학계 네트워크다. 제약기업 출신이다 보니 산업계 네트워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첫번째 투자도 제약사 경험과 연관성이 있다. 투자기업인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첫 스핀오프 기업이다. 제약사에서 스핀오프를 진행해본 경험에 기반해 최초 투자와 팔로우온 투자를 이끌어냈다.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성 통증 치료제 사용을 경감시켜줄 신약을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통해 개발하는 기업이다. ESG차원에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

우 이사는 이 외에도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내 다른 심사역들과 합을 맞추며 공동을 투자기업을 발굴해왔다. 그가 참여한 투자 라운드는 시리즈A부터 프리IPO 단계까지 다양한다.

일동제약의 스핀오프 기업인 아이리드비엠에스의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에서 30억원을 투자했다. 합성신약 연구개발사로 스핀오프 구조, IPO 전략, 신약연구 파이프라인, 신약 후보물질 도출역량 등을 검토했다. 또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시리즈C 라운드에서 40억원을 투자했다. 이 기업은 내시경 지혈장비, 혈관 색전 미립구 의료기기 및 의약품을 연구개발한다.

에이엠시지 시리즈A 라운드에서 55억원, 셀리코 프리A에 5억원을 투자했다. 에이엠시지는 자기장 측정 심장 진단 장비를 개발한다. 기존 심전도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갖고 있다. 셀리코는 이식형 전자눈 및 전자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향후 계획: K-바이오백신펀드 기대 "빅파마 탄생 보탬 될 것"

우 이사는 앞으로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서 K-바이오백신펀드 운용에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다. 해당펀드는 보건복지부 주도의 출자사업을 통해 결성된다.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백신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주로 중후기 임상 바이오기업에 투자한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K-바이오백신펀드 출자사업 GP로 선정돼 오는 9월말 펀드 결성을 계획 중이다. 총 2500억원 규모로 결성해야 하는데 1차 클로징을 통해 1750억원 규모로 결성하고 연말까지 나머지 자금을 모집해 펀드레이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우 이사는 향후 결성될 K-바이오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주로 리스크 관리 차원의 고민과 전략이 수립된 바이오 벤처를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 이사는 "연구와 전임상시험에서는 정말 훌륭한 데이터들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가 임상시험에서도 나와야하고 적시에 시장진입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기술수출이나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투자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고민과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에 주안점으로 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펀드레이징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P들이 바이오산업에 대해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우려가 있지만 국내 바이오 업계가 여러 계단을 한 번에 오른 이후 단단함을 다져가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3년간 바이오 산업에 대한 위험과 기회요인을 경험해 본 만큼 향후 10년 내에 바이오 분야는 위기와 기회 요인이 동시에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이 ‘붉은 여왕의 가설’을 넘어 글로벌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K-바이오백신펀드를 통해 이같은 토대를 마련해야 하다는 생각이다.

우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 탄생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훌륭한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에 보탬이 되는 바이오 섹터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싶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마중물이 되는 펀드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그 성과를 눈덩이로 굴리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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