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0년, 이전상장 포커싱]RCPS 쌓인 타이드, 코스닥행 지연에 상환 리스크 오나③리픽싱 물량 전량 전환시 30% 수준, 수주 악재에 풋옵션 청구 가능성도 존재
조영갑 기자공개 2023-08-07 08:02:35
[편집자주]
코넥스 시장이 개설 10년을 맞아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의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91개사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했다. 더벨은 '프리(Pre)-코스닥' 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회 요인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MI(지능형 전력계량 시스템) 전문기업 타이드가 내년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총 주식수의 약 5분의 1에 달해 향후 '재무적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전상장 스케줄이 당초 목표로 한 것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RCPS의 조기상환이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2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타이드는 총 발행주식 596만주 가운데 RCPS를 총 110만주 가량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본격적인 증자를 거쳐 현재 타이드의 자본 30억원 가량이다. 이중 보통주 자본금은 24억원, 우선주 자본금은 6억원 가량이다.
타이드는 2018년 시리즈A 성격의 투자유치 라운드에서 다수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RCPS 92만주 가량을 발행, 총 38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조달했다. 당시 프렌드투자파트너스(프렌드신기술투자조합2호)를 비롯해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대면서 타이드의 한전 AMI 실증 사업에 젖줄 역할을 했다. 투자 유치 이후 타이드는 한전과 손 잡고 국내 AMI 관련 사업을 수주, 1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회사가 됐다.
이후에도 타이드는 2019년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14만주 가량의 RCPS(2회차)를 발행해 7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해 말 3회차 RCPS 3만5000주 가량을 발행, 추가로 1억5000만원 가량을 조달했다. 해당 RCPS는 의결권이 붙어 있는 의결권부 상환전환우선주라 사실상 보통주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상환권, 전환권 모두 가능한 '전천후 종류주식'으로 분류된다.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매우 유리한 메자닌이다.
문제는 2018년도 발행한 1회차 RCPS다. AMI 사업 확장기를 맞은 타이드가 유동성이 절실한 상황에서 약 4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교적 낮은 발행단가에 종류주식을 발행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타이드는 주당 4115원에 92만주 가량의 RCPS를 발행, 유동성을 조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코넥스 상장 이후 타이드 주가가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요동치면서 리픽싱이 발동돼 보통주 전환시 물량이 154만주 가량으로 폭증했다. 코넥스 상장 시초가를 1만1000원 수준에서 시작한 타이드는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해 7월 말 2800원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유통량이 극히 적은 코넥스 시장의 통상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약 2000건까지 거래량까지 늘면서 매도세가 이어진 탓으로 보인다. 이 파장으로 리픽싱을 거친 1회차 RCPS는 전환가격이 2469원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타이드가 발행한 RCPS 누적 물량은 110만주 가량(지난해 말 기준)이다. 총 발행주식수 596만주 대비 18%에 이르는 물량이다. 만약 리픽싱을 거친 RCPS 물량이 전량 보통주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174만주(30%)에 이르는 물량이 된다.
물론 해당 물량이 한 기관에 몰려 있는 게 아니라 다수의 기관에 분산돼 있어 이전상장에 성공하면 각 기관이 엑시트에 착수, 지배구조에 위협이 올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잇따른 악재로 타이드가 이전상장의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보통주 전환이 아니라 상환권(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타이드는 지난해 공들였던 인도네시아 AMI 시장에서 수주에 실패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 여파로 지난해 매출액 68억원, 영업손실 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제 2018년 초기 투자금을 댄 프렌드투자파트너가 보유하던 RCPS 일부(17만주 가량)를 유창금속공업, 조경종 대표 등 대주주 측에 매각하면서 엑시트를 하는 등 기관들의 심리도 요동치는 분위기다. 펀드만기 청산을 위해 보통주 전환을 도모했지만, 코넥스 시장의 특성상 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안돼 대주주와 매각 협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프렌드투자파트너스는 주당 2000원 이상의 웃돈을 받고 일부 엑시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마젤란기술투자(MTI 엔젤세컨더리 투자조합)이 35만2941주(5.92%) △케이비인베스트먼트 40만5016주(6.62%) △에스엘인베스트먼트 40만5016주(6.62%) △우신벤처투자 40만5016주(6.62%) 등이 상당량의 물량을 쥐고 있어 향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프렌드투자파트너스 물량을 제외한 약 100만주 가량의 RCPS가 풋옵션을 청구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복리 8%를 감안하면 타이드가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돈은 약 7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타이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4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결손금이 43억원 수준이라 현금성자산을 함부로 전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성공해도 대량매물출회(오버행) 리스크가 존재하고, 지연되거나 실패해도 풋옵션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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