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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차입해서 배당하는 한화컨버전스③배당규모 확대로 2021년 FCF 음전환…순현금 시대 끝나

고진영 기자공개 2023-08-09 07:21:33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컨버전스는 당초 외부자금을 크게 필요로 한 적이 없던 기업이다. SI(시스템통합)산업의 특성상 대단한 투자가 필요치 않다 보니 매년 꾸준히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운영자금 충당이 가능했다. 원가구조 역시 인건비 위주라 변동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배당을 대폭 늘리고 신규사업 지분투자를 확대하면서 현금 순유출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꾸준한 이익창출 기조를 감안할 때 재무구조는 여전히 안정적이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차입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한화컨버전스는 2020년만 해도 연결 순차입이 수년째 쭉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2016년까지는 차입 자체를 일으키지 않았다. 2017년, 2018년의 경우 각각 60억원, 200억원 규모로 차입을 했는데 빌린 그 해 바로 갚았기 때문에 연말 기준으로는 차입금이 0원을 나타냈다.

2019년에는 30억원, 2020년 12억원으로 소규모 차입이 생기긴 했으나 현금성자산이 이를 웃돌았다.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가 유지됐다. 순현금 상태가 깨진 것은 2021년이다. 총차입금이 200억원으로 늘면서 순차입금이 152억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 잉여현금흐름이 -268억원으로 음수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해 역시 잉여현금 적자가 2년째 이어지면서 총차입금은 349억원, 순차입금은 178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견고한 현금창출력에도 불구하고 잉여현금이 바닥난 배경에는 배당이 있다. 한화컨버전스는 한화그룹에 인수된 2015년 이후 매년 100억원대를 배당하다가 2021년 배당규모를 45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해 역시 231억원을 배당했다.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92억원, 2022년 98억원이었는데 영업현금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를 배당으로 지급했다. 차입을 해서 배당했다는 뜻이다. 배당금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무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전량 수령했다.

또 지난해 신규사업을 위해 태양광 설비 제조업체인 미국 ‘SOLAR FLEXRACK LLC’에 127억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한 것도 지출을 늘린 요인이다. 한화컨버전스는 지난해 초 모회사인 한화에너지가 떼어낸 태양광발전 운영관리 사업부를 같은 해 4월 말 흡수합병했다. 이후 태양광발전 운영관리와 전력거래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작년 말 기준 태양광발전 운영관리에서 생긴 매출은 약 77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0.64%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추후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 등 한화그룹의 태양광발전 관련 계열사들과 미국, 유럽 등에서 발전소 운영관리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서 앞으로 관련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컨버전스는 그룹 계열사인 한화큐셀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에서 태양광과 관련한 새로운 고객 확보도 추진 중이다. 다만 올해 안에 신규사업 관련 지분투자는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관리사업 역시 기존 SI사업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계속 요구되진 않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태양광사업과 관련한 재무부담이 크게 무거워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 한화컨버전스의 재무 개선 여부는 배당에 달려 있다.

한화컨버전스의 차입구조를 보면 2022년 연결 기준 총 349억원 가운데 335억원이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졌다. 미국 연방 중소기업청(U.S. SBA)에서 장기차입금도 소규모(45억원)로 빌렸지만 32억원을 바로 갚아 일부만 남았다. 총차입금 가운데 96%의 만기가 1년 내 도래해 극히 단기화된 구조다. 올해의 경우 한화오션 신주 인수에 300억원 등을 썼기 때문에 상반기 총차입금이 700억원대로 확대됐다. 대부분 단기성 차입이다.

이에 대응한 유동성 상황을 보면 한화컨버전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1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57억원에서 3배 수준으로 늘었다. 2020년 185억원에 샀던 임대료수익형 부동산을 지난해 270억원 받고 매각한 덕분이 컸다. 하지만 연간 200억원대인 EBITDA 규모를 추가로 고려해도 순현금 상태로 회복은 어렵다. 당분간 차환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금 사정을 감안할 때 올해 배당액 역시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년간 한화컨버전스의 배당규모를 순이익과 비교해보면 2017~2022년 총 연결 순이익은 831억원, 배당액은 911억원이다. 순이익보다 조금 많은 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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