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를 움직이는 사람들]미식가 김슬아, '고객 지향 마인드' 새벽 깨운 커머스 혁신 선봉장2015년 29억원→지난해 2조원대 성장, 상품선정 직접 참여 '큐레이션 차별화 방점'
변세영 기자공개 2023-08-07 09:51:27
[편집자주]
2015년을 시작으로 올해 영업 9년차를 맞은 컬리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새벽배송 선구자 역활을 수행하며 신선식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최근에는 식품을 넘어 뷰티 부문을 본격적으로 키우며 카테고리 다각화에 매진해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커머스 경쟁 포화 속에서도 리테일 테크 리딩 컴퍼니로 우뚝 선 컬리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풀콜드체인을 활용한 새벽배송을 도입해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하고 다음날 아침에 배송받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새 시대를 열었다. 이마트와 쿠팡 등 유통 공룡들이 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음에도 컬리가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는 배경에는 김 대표의 '고객 지향' 철학이 있다.◇'양질의 식품을 완벽한 상태로' 풀콜드체인 새벽배송 닻 오르다
1983년생인 김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여자 사립 웰슬리대학교를 졸업하고 총 4개 회사를 거쳤다. 졸업 직후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맥킨지앤드컴퍼니,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 등을 거치며 컨설팅과 전략기획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3년부터 1년간 베인앤드컴퍼니 한국지사 근무를 끝으로 컬리를 창업했다.
김 대표가 컬리를 창업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먹는 걸 워낙 좋아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미식가인 만큼 양질의 식품을 완벽한 상태로 즐기고 싶은 욕구를 살려 새벽배송과 풀(Full)콜드체인 시스템을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풀(Full)콜드체인은 산지에서 상품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단계에서부터 수송, 저장, 현관문 앞까지 배송하는 전 과정을 저온 상태로 지키는 온도 관리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문앞 배송 이후에도 소비자가 상품을 픽업해 냉장고에 보관할 때까지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김 대표는 배송 박스도 여러 차례 바꾸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컬리가 고객 지향적 비즈니스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컬리는 2015년 회사설립 시드 단계에서 DSC인베스트먼트 등에서 50억원을 투자받은 이후 거의 매년 투자를 유치해 왔다. 처음에는 컬리의 모델을 소개하고 시장성을 인정받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지낸 김 대표는 과거 한 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해 컬리가 첫 투자를 유치할 당시 고군분투했던 경험을 고백한 적 있다. 김 대표는 투자자가 많이 몰려 있는 강남 테헤란로를 직접 발로 뛰며 100명이 넘는 투자자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이후 2016년 12월에 시리즈B(170억원) ▲2018년 시리즈C(670억원) ▲2019년 시리즈D (1350억원) ▲2020년 시리즈E(2000억원) ▲2021년 시리즈F(2254억원) ▲2021년 프리IPO(2500억원) 등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IPO를 진행하려 했지만 시장 여건이 악화돼 철회했다. 이후 올해 5월 앵커PE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1200억원 규모로 두 번째 프리IPO 투자를 성사시켰다. 몸값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측정됐다.
◇창업 9년차, 여전히 VOC·상품입점 직접 챙기는 '슈퍼우먼'
컬리는 2015년 연매출 29억으로 시작해 2017년 465억원, 2018년에는 처음으로 1000억원대 진입했다. 이후 톱스타인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시작하면서 2019년 매출액이 42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을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덩치는 더욱 커졌다. 2020년 매출액은 9531억원, 2021년 1조5614억원, 지난해에는 2조372억원을 기록했다.
컬리가 성장할 수 있던 요인 중 하나는 '큐레이션'이다. 사업 초기 소위 강남엄마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 수가 점차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컬리의 누적 회원 수는 1200만명에 달한다.
컬리는 2015년 출범부터 매주 금요일에 MD들과 상품선정위원회를 열고 매주 100개 이상 상품을 평가하며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선보일지 고민해 왔다. 이 자리에서 최근 식품 트렌드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하며 상품 입점 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부터 창업 9년 차인 지금까지도 매주 위원회에 참석해 다양한 상품을 먹어보고 발라보며 면밀히 평가한다.
고객의 서비스만족 차원에서 VOC(Voice of Customer)를 챙겨보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매일 고객의 칭찬이나 불평, 건의사항 등을 확인하고 현업에서 해결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 서비스를 개선하고자 발로 뛴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잘 선별해 판매하는 큐레이션 능력으로 김 대표도 상품선정위원회에 직접 참여한다”며 “현재도 고객 VOC 등 의견을 꼼꼼히 읽을 정도로 서비스 품질 향상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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