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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에쓰오일, 신규 TS&D 시설 개소 '눈앞'연내 준공 목표…정유사 중 가장 적은 R&D 비용 확대될까

김위수 기자공개 2023-08-08 08:29:16

[편집자주]

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연구개발(R&D)을 위한 시설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설립 중이다. 기존 R&D 시설인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센터의 일종으로 연면적 약 2만7000㎡ 규모다. 서울 강서구 소재 마곡 산업단지 부지에 지어지며 이름은 '뉴랩앤오피스빌딩'이다.

이 곳에선 에쓰오일이 신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의 R&D가 주로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운 R&D 시설의 개소는 에쓰오일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사업모델 전환을 위해 석유화학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설비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과 더불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R&D 예산도 늘리는 추세다. 에쓰오일이 지난 한 해 집행한 R&D 예산은 국내 정유사 중 최저치였다. R&D 역량 확대에 나서는 에쓰오일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D 규모 제일 작은 에쓰오일

지난해 에쓰오일이 지출한 R&D 비용은 174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이 R&D에 지출하는 금액은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R&D 비용이 매년 20% 넘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국내 정유사들 중에서는 가장 적다. 지난해 기준 가장 R&D 비용이 가장 컸던 GS칼텍스가 투입한 금액은 796억원이다. SK에너지가 247억원, HD현대오일뱅크가 186억원이었다. 그간 에쓰오일보다 적은 R&D 비용을 지출했던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런 추세는 올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R&D를 위해 28억원을 집행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168억원, 62억원, 50억원을 썼다.

절대적인 금액뿐만 아니라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정유사 중 가장 낮은 편이었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R&D 비용은 매출에서 0.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는 0.14%, SK에너지는 0.05%, HD현대오일뱅크는 0.05%로 계산됐다.

정유사들은 공통적으로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지 않고 비용처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사용된 금액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면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향후 사업여건에 따라 상각돼 비용처리되거나 손상처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규모 투자에 비용 절감 '사활'

에쓰오일이 다른 정유사에 비해 R&D 비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대규모 투자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정유사 중 '조단위' 자금이 필요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은 에쓰오일뿐이다.

에쓰오일은 2022년 11월 이사회를 통해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 2026년까지 9조2560억원을 들여 연간 에틸렌 180만톤, 프로필렌 75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재무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커진 모습이다. 실제 에쓰오일은 재무건전성 및 투명성 확보를 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미치는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지목했다. 연구개발 강화보다 중대성이 더 크다고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구조의 훼손을 막기 위해 '신중한 재무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에쓰오일의 설명이다.

에쓰오일 측은 "모든 비용 항목의 집행 필요성 및 타당성을 점검하고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여 예산을 편성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전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R&D 시설 개소, 미래 준비는 '진행형'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로 생산하는 제품은 석유화학 범용 소재에 해당한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 등 대규모 화학사들은 물론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경쟁사들도 시장에 진입해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범용 소재 생산능력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격 혹은 품질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샤힌 프로젝트의 완공이 다가올수록 R&D에 대한 에쓰오일의 태도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짓고 있는 R&D 시설에선 샤힌 프로젝트 이후 양산될 고밀도 폴리에틸렌 (HDPE) 및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LLDPE)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 및 제품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연구개발 협력 활동에도 시설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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