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후임 선정은 안갯속 장기집권 경계하는 '당국 입김' 작용…3인 부회장 두각 속 다크호스 가능성

김서영 기자공개 2023-08-07 11:04:4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이 명예로운 퇴진을 결정하며 KB금융은 9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을 맞게 됐다. 4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던 윤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것은 금융당국의 입김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은 조직에 부담을 최소화하고 경영 승계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조기에 결단을 내렸다.

관심은 차기 회장 경선 과정이다. 윤 회장이 용퇴를 함으로써 부회장단 3인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여기에 KB금융 주요 계열사 CEO 및 KB금융지주 임원진, 아직 드러나지 않은 외부 롱리스트까지 차기 회장 경선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6일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전달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7년과 2020년에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용퇴 배경으로 단연 '관'을 꼽는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배구조 모범 관행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올 하반기 중으로 업계 자율 모범규준이나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종안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점은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에 맞춰져 있다. 이사회, 사외이사 운영 등이 논의될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가 핵심으로 꼽힌다. 경영승계절차가 시작된 KB금융지주에 가장 먼저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윤 회장의 4연임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이 원장은 "KB금융 회장 인선 절차가 업계 모범을 쌓는 절차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평가 기준, 후보 선정, 그리고 후보에 대한 공평한 기회 제공이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부탁과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있었던 지배구조 이슈 후 KB가 첫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진적인,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4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윤 회장이라지만 금융사 CEO의 장기집권을 경계하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이 원장이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의 용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연임이 유력했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 사실상 용퇴를 압박했던 발언들도 선례로 작용했다.

윤 회장은 경영승계절차 강화가 마무리된 이후 용퇴에 대한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20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후보자 자격 기준과 평가 절차를 손봤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사 CEO 선정 과정에서 '관'의 입김은 세지만 특정 인물을 지지한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장기 집권한 CEO는 내려오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관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당국의 의지다. 이복현 원장도 이같은 의중을 대내외에 시사해온 바 있다.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은 철저히 회추우의 검증 결과로 정해질 전망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이미 향후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해 디테일하게 일정을 공개했다. 검증 과정과 절차도 오픈돼 있다.

오는 8일 20명의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한다.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다음달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가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윤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를 제외한 롱리스트에서 숏리스트가 결정되게 된다. '0순위' 차기 회장 후보인 윤 회장이 레이스에서 멈춰 서자 롱리스트 후보자로 거론되는 부회장단 3인에 시선이 쏠린다.

양종희 부회장, 허인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양 부회장은 1989년 주택은행으로 입행해 세 명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현재 개인고객부문장, WM/연금부문장, 중소상공인(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윤 회장의 심복으로 불리는 양 회장은 윤 회장을 대신해 금융당국과의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허인 부회장은 1988년 한국장기신용은행으로 입사했다.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으로서 리더십을 입증한 인물이다. 허 부회장은 영업과 전략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후보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부문장과 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동철 부회장은 부회장단 세 명 중 가장 늦게 은행에 입사했다. 1990년 국민은행으로 입사한 그는 허인 부회장과 함께 지난해 1월 KB금융지주 부회장 자리에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부회장단 가운데 '멀티 플레이어'로 꼽힌다. 보험과 카드 등 비은행 부문 경영진으로 재직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추진한 경험이 있는 전략통이기도 하다. 또 뉴욕지점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어 글로벌 사업에도 능하다.

3인의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라는 데엔 이견이 없지만 제3의 인물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회추위가 선정한 롱리스트는 계열사 CEO를 포함한 10명의 내부 인사와 외부 롱리스트 10명 등 총 20명이었다. 윤 회장이 빠짐으로썬 19명을 대상으로 숏리스트를 정하게 된다. 6인의 숏리스트에 선정될 인사 중 깜짝 인사가 다크호스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