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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알찬자이' 다시 세우기 [thebell desk]

김장환 건설부동산부장공개 2023-08-21 07:25:28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객과 함께 내일을 꿈꾸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합니다' GS건설 경영 이념 선두에는 '고객'이 늘 서 있다. 가치 체계의 근간을 고객으로 삼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와 함께하는 오랜 경영 방침의 최우선에는 안전과 공정이 있다. 사업 초석인 아파트를 대입해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념이다.

LG그룹에 뿌리를 둔 전신을 빼고 보면 GS건설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허창수 회장이 2002년 LG칼텍스정유, LG유통, 건설 등 계열사를 떼어내 GS홀딩스 산하로 묶는 계열분리를 단행하며 출범했다. 엄밀히 보면 GS 계열사라기보다 관계사다. 허 회장이 최대주주(지분 8.28%)이고 나머지 오너일가가 소수 지분을 들고 있지 GS그룹 계열사가 가진 지분은 없다. 사실상 오너 개인 회사다.

다만 GS그룹 전체 이미지에 GS건설이 미치는 영향력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하다. 과장 좀 보태자면 전 국민이 안다고 할만한 아파트 브랜드 '자이(XI)' 때문이다. 'LG빌리지'를 버리고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이란 의미를 담아 2002년 9월 출범한 브랜드는 명실공히 국내 아파트 선호도 1위다. 국토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성적은 수년간 평균 5위권에 그치는 GS건설이지만 보유 중인 브랜드의 소비자 선호도는 독보적이다.

자이의 성공은 출범 때부터 '프리미엄'을 지향하며 첨단·고급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덕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부촌지도를 뒤바꾼 일화가 유명하다. 부동산 시장 중심이 강남구라는 기존 상식을 뒤집고 서초구에 반포자이를 공급해 대박을 냈다.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강남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는 역사적 기록 뒤에 반포자이가 있었다. 허창수 회장이 지향하는 혁신과 창조 경영을 사업전략에 대입한 게 잭팟이 됐다. GS건설의 20여년 역사 중 최근 몇 년은 가장 빛난 해였다.

그런 GS건설에게 올해는 '흑역사'가 그려질 판국이다. 4월 인천 검단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가 일파만파다. 당장 발생할 재시공 비용도 문제지만 정치권과 국토부 등이 나서 '엄벌백계'를 외쳐대니 버텨낼 장사가 없다. 대표적인 악영향이 반토막 난 주가다. 순살자이, 순두부자이 등 그토록 로열티가 높던 자이 브랜드를 향한 각종 조롱도 쏟아진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GS건설을 넘어 그룹 전체가 흔들흔들한다.

이런 와중에 GS건설은 예상 밖 결단을 내려 놀라움을 안겼다. 문제가 된 건 주차장인데 아파트 17개동을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효율성에서 보면 전략적 미스다. 하지만 GS건설의 경영이념 차원에서 보면 합리적이다. '고객 우선' 정신이 담긴 결정이다. 특히 수십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자이 브랜드 가치를 그나마 지키면서 갈 결정이다. 꼼수보다는 정공법이 낫다.

GS건설이 2014년 보여줬던 전략적 행보가 떠오른다. 당시 1조원에 달하는 '빅배스(Big Bath)'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며 "회사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차근차근 풀어갈 수도 있었던 상각처리를 한꺼번에 벌였다. 이면엔 리스크 관리만큼은 느슨하게 해선 안된다는 경영전략이 있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8년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유일한 기업이 GS건설이었다. 이번 결단도 본질은 같다. '알찬자이'가 다시 세워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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